유통업계 저성장 속 쿠팡·올리브영 '퀀텀점프' 성공 비결
국내 유통업계가 전반적인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쿠팡과 CJ올리브영이 최근 5년간 매출 400% 이상 증가하는 '퀀텀점프'를 달성했다.
쿠팡 본사 / 뉴스1
2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407개 기업의 최근 5년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성과가 드러났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3064조원으로, 2019년(2156조원) 대비 4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0조원에서 195조원으로 77.5% 늘어났다. 이런 전반적인 성장세 속에서도 매출액이 400% 이상 급증한 기업은 13곳(3.2%)에 불과했다.
매출 규모 10조원 이상 기업 중에서는 쿠팡이 유일하게 400% 이상 성장했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쿠팡은 2019년 7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38조3000억원으로 매출이 435% 폭증했다.
사진 제공 = CJ올리브영
10조원 미만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플로우, CJ올리브영, SGC에너지, 우아한형제들, 한화에너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4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퀀텀점프 기업들의 성공 전략 분석
CEO스코어는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한 57개 기업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신시장·신사업 진출이 23곳(40.4%)으로 가장 많았다. 포스코플로우(1725.1%), SGC에너지(728.5%), 우아한형제들(664.5%)이 이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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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역량 강화를 통해 성장한 기업은 20곳(35.1%)으로 나타났다.
CJ올리브영은 고객 리뷰 기반 상품 큐레이션 고도화 등을 통해 매출액이 무려 1209.9%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R&D 및 생산 역량 강화로 548.1% 성장한 4조54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다우기술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14곳(24.6%)은 기업 간 협력과 M&A(인수·합병)를 통해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이처럼 최근 5년간 매출액이 2배 이상 성장한 57개 기업의 매출 증가액은 총 254조원으로, 전체 500대 기업 매출 증가액(908조원)의 27.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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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클럽 확대와 역성장 기업 현황
2019년 39곳이었던 매출 '10조 클럽'은 지난해 네이버, LG이노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MM, HD현대중공업 등이 새롭게 합류하며 총 59곳으로 늘었다.
반면 최근 5년 동안 역성장한 기업도 68곳에 달했다. 매출 규모 10조원 이상 기업 중에서는 롯데쇼핑과 삼성디스플레이 2곳이 역성장했다.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기업은 부동산 개발·대행 업체인 태영유니시티(-95.0%)였다. 모기업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과 부동산 PF 위기가 악재로 작용했다.
롯데쇼핑(-20.6%), SK네트웍스(-41.3%), HD현대인프라코어(-49.7%), LG생활건강(-11.4%), 호텔롯데(-31.5%), 호텔신라(-31.0%)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도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