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경호처 차장, 직원들 집단 반발에 사퇴 결정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5일 오후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경호처 인사와 운영을 계속 장악하려 했던 김 차장은 경호처 직원들의 집단적인 반발과 사퇴 요구 연판장이 돌면서 결국 버티기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차장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경호처 직원회의에서 "4월 말까지 근무하고 관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함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현재 25일까지 휴가를 낸 상태로, 휴가에서 복귀한 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정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경호하고 있다. 2025.04.11 2025.4.11/뉴스1
'사병 집단' 오명 속 경호처 내부 갈등 심화
김 차장은 대통령 파면 이후인 지난 7일 간부 회의에서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으며,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에 반대했던 간부에 대한 보복성 징계를 강행하려 했다. 이러한 행보는 경호처 내부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경호처 직원들은 지난 8일부터 '경호차장 등의 권한행사 중지 청원의 건'이라는 연판장을 돌리며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연판장에는 "지금의 경호처는 '사병 집단'이란 조롱 섞인 오명과 함께 조직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경호처를 사조직화했으며 직권남용 등 갖은 불법 행위를 자행해 조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700여 명의 경호처 직원 중 상당수가 이 연판장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호처 관계자는 "왜 바로 사퇴하지 않고 4월 말까지 시간을 끄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뉴스1
수사 대상이 된 김성훈 차장
김성훈 차장은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내란죄의 주요 증거인 대통령실 비화폰 통신기록 삭제를 지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력을 동원해 막은 혐의(직권남용·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수사 대상이 됐다.
특히 김 차장은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지난 1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퇴거해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이사한 이후에도 경호를 직접 담당하며 영향력을 유지하려 했다. 이러한 행보는 경호처를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사병 집단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더욱 강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