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모아준다고 해 사용했는데... 목숨 앗아가라 수 있어
가스레인지에 불꽃을 더 잘 모아준다며 흔히 사용하는 이 커버가, 자칫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물건으로 밝혀졌다.
지난 11일 한국소비자원과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시중에 판매 중인 삼발이 커버 5종을 대상으로 연소 실험을 진행했다. 삼발이 커버는 가스레인지 불꽃을 효율적으로 쓰고 바람을 막기 위한 보조 기구다.
한국소비자원
하지만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5종 중 4종에서 가동 3분 만에 공기 중 일산화탄소(CO) 농도가 200ppm을 넘겼다. 이는 두통과 판단력 저하 증상이 나타나는 수준이다.
특히 한 제품은 3분 만에 1만2800ppm까지 치솟았다. 이 농도는 사람이 단시간 노출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준이다. 소비자원 측은 "삼발이 커버가 산소 공급을 막아 불완전연소를 유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실험은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됐고, 실제 사용 환경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이만큼 올라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인사이트
실제로 지난 2023년 12월, 삼발이 커버를 사용해 사골을 끓이던 중 2명이 숨졌고, 같은 해 9월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한약을 끓이다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모두 '삼발이 커버'가 공통된 원인이었다.
소비자원은 현재 가스레인지 제조사 7곳에 삼발이 커버 등 비정품 보조기구 사용에 대한 주의문구 강화와 일산화탄소 관련 경고 표시를 요청한 상태다.
가스안전공사 측도 "가스레인지 제조사에서 제작하지 않은 부속품 사용 금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가정 내에서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경우 꼭 창문을 열어 환기할 것, 그리고 '삼발이 커버' 같은 보조장치는 절대 사용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