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현장서 주민 구한 인도네시아 선원, 특별기여자 체류자격 부여

정부가 경북 의성 산불 당시 주민 대피를 도운 인도네시아 국적 외국인에게 특별기여자 체류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6일 이한경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이웃의 생명을 구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세 분에게 특별기여자 체류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체류자격이 연장된 인도네시아 선원 중 한 명인 수기안토 씨(31)는 지난달 25일 몸이 불편한 마을 주민들을 먼저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자 집마다 뛰어다니며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할머니, 산에 불이 났다. 빨리 대피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잠이 든 주민들을 깨워 대피시켰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업고 약 300m 떨어진 마을 앞 방파제까지 대피시키는 용기 있는 행동을 보였다.

마을 주민들의 대피를 도운 수기안토(31)씨 / 뉴스1

특별기여자 체류자격을 받은 수기안토 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에 너무너무 감사하다. 또 할머니들이 안전할 수 있어서도 고맙고 앞으로도 마을을 위해서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 법무부에서 전화를 받았고 16일 법무부로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고향에 있는 부인과도 통화를 했다. 부인도 잘됐다.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했다"며 "무엇보다 할머니들과 마을 주민들이 피해가 없어서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산불 피해 복구 및 이재민 지원 현황

산림청은 오는 12일까지 산사태 우려 지역에 대한 긴급 진단을 마무리하고, 6월 말까지 방수포 설치 등 응급 복구 작업을 추진한다.

행정안전부는 국토교통부, 산림청, 지자체,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토사재해 최소화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현재 산불로 임시 대피 중인 이재민은 총 3,193명이며 이 중 2,462명은 임시 숙박시설에 머무는 중이다.

정부는 이재민에게 응급구호세트, 생필품, 식음료 등 약 100만 점에 이르는 구호 물품을 제공했으며, 심리지원 서비스도 8,542건 이뤄졌다.

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모인 국민 성금은 지난 4일 기준 925억 1천만원에 달한다.

마을 주민들의 대피를 도운 수기안토(31)씨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