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 결정문, 尹 임명 재판관이... '송곳 질문' 주목받은 주심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정문 초안은 주심을 맡은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재판관은 헌법재판관 8명 가운데 유일하게 윤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재판관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 절차가 본격화하기 전 무작위 전자배당을 통해 이 사건의 주심을 맡게 됐다. 주심 재판관은 사건의 전체적 흐름을 관리하며 결정문 초안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정 재판관은 대전고등법원장,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등을 지낸 고위 법관 출신으로, 법리적 접근에 있어 매우 세밀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사건 변론 과정에서도 핵심 쟁점에 대해 여러 차례 '송곳 질문'을 던지며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보수 기대 모았지만 '만장일치 파면'... "사회 통합 위한 결단"
보수 진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지명한 정 재판관과 함께 조한창 재판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보수적 의견을 냈던 김복형 재판관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그러나 이들 세 명을 포함한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은 탄핵소추 인용, 즉 '파면'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결정은 파면에 대한 불복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탄핵 이후 첨예하게 갈라질 수 있는 진영 간 갈등을 일정 부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된다. 헌재는 이번 결정이 "헌법 질서 회복과 국민 통합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정형식 재판관 / 뉴스1
결정문에는 12·3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절차적 요건을 위반했으며, 국회 군경 투입 계획, 위헌적 포고령 발표, 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시도 등 실질적인 위헌·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관 전원은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탄핵소추안 발의 제한 필요"...보충의견 3건, 반대의견은 없었다
결론에 전원 동의한 재판관들은 일부 절차적 논점에 대해 각각 보충의견을 남겼다. 정형식 재판관은 "탄핵소추안의 반복적 발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이미선·김형두 재판관은 "탄핵심판절차에서는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1
반면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오히려 전문법칙을 더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번에 제출된 의견들은 모두 '보충의견'으로, 결론 자체에는 동의하되 그 이유나 해석에 차이를 두는 방식이다. 결론에 반대하는 '반대의견'이나 논리 자체를 달리하는 '별개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법정의견에 대해 재판관 전원이 이견 없이 합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결정문의 무게를 더욱 높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