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
승객의 부탁을 들어주려다 뜻밖의 추격전을 벌이게 된 고속버스 기사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고속버스 기사 A씨의 황당한 사연이 올라왔다.
A씨에 따르면 버스가 한창 달리고 있던 중 한 중년 남성 승객이 다급한 모습으로 운전석 쪽으로 다가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이 승객은 "기사님, 제가 화장실이 너무 급한데... 지금 안 가면 쌀지도 몰라요. 나이가 들면서 소변을 오래 참기 힘들어졌어요"라며 정차를 요구했다고 한다.
승객의 절박한 상황을 이해한 A씨는 죽전휴게소로 차를 돌려 예정에 없던 임시 정차를 했다. 다른 승객들의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A씨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의문의 실종과 갑작스럽게 벌어진 추격전
그러나 화장실에 간다던 승객이 5분, 1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12분이 경과하자 기사는 기다리는 다른 승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직접 승객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기사가 목격한 것은 상상도 못했던 광경이었다. 해당 승객은 화장실이 아닌 휴게소 주유소 방향으로 마치 도망치듯이 빠르게 걸어가고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는 "아저씨! 아저씨!"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약 200m를 전력으로 쫓아갔고, 300m 지점에서 겨우 승객을 붙잡을 수 있었다.
붙잡힌 승객의 변명은 더욱 황당했다. 승객은 "집이 근처라 그냥 가려고 했다. 서울까지 갔다가 다시 오려니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았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고 한다. '화장실 급한 척' 연기까지 하며 고속버스를 무단 하차하려던 것이다.
다행히 기사님의 빠른 판단으로 다시 버스로 태워 서울까지 무사히 데려올 수 있었지만 기사님은 "다른 승객들께 너무 죄송했다"며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