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에 전소된 집으로 돌아온 반려견
"여기 있으면 죽어, 얼른 가거라..."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경북 안동. 거대한 화마가 자택까지 번져오자 한 할아버지는 키우던 반려견 '대추'의 목줄을 풀어줬다.
녀석의 끼니와 잠자리, 앞으로의 생활 등 모든 게 걱정됐지만 코 앞까지 닥쳐온 불 앞에서 달리 선택지가 없던 할아버지는 눈물을 머금고 녀석의 안녕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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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폐허가 된 할아버지의 집으로 도망쳐 나갔던 대추가 다시 돌아왔다. 하얗던 털이 열기에 눌어붙고, 꼬리와 항문 쪽에 상처를 입은 모습으로 말이다.
곳곳에 부상을 입고 집으로 돌아온 대추의 모습에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안돼 대추야. 여기 있으면 죽어. 가거라"라며 연신 대추를 보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집에서 대추를 돌볼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할아버지의 마음도 모르고, 대추는 폐허가 된 집 안에서 연신 꼬리를 흔들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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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동물구조단체 사단법인 '도로시지켜줄개'는 할아버지의 집으로 향해 대추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도로시지켜줄개 측은 "집을 찾아온 대추도, 눈물을 훔치며 보내주신 할아버지도 모두 잘 지켜낼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어두운 밤을 더 빛나는 사랑으로 달려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