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태...극적 생존한 카니발 운전자 인터뷰 전해져
"운전 도중 어디서 천둥 소리가 들렸고, 그뒤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어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카니발 차량 운전자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26일 동아일보는 지난 24일 저녁 서울 강동구 명일동 도로에서 갑자기 도로가 무너져 내리며 발생한 싱크홀 사고 당시 현장을 지나던 허모(48) 씨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씨는 당시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다.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사거리 인근에서 대형 싱크홀 사고 발생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2024.3.24/뉴스1(강동구 제공)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허씨는 "퇴근길에 운전하던 중 갑자기 천둥 치는 듯한 굉음이 들리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차량 앞부분은 허공이었고, 뒤쪽에는 거대한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브레이크 안 밟아...그래서 살았다"
사고는 오후 6시 30분쯤 발생했다. 허씨는 자신의 흰색 카니발 차량을 몰고 평소처럼 강동구 둔촌동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갑작스럽게 도로 한가운데가 내려앉으며 차량 뒷부분이 구덩이에 빠질 뻔했으나, 다행히 튕겨져 나가며 도로 위에 가까스로 멈춰섰다. 직후 도로는 추가로 더 크게 붕괴됐다.
허씨는 매체에 "차량이 완전히 빠질까 두려워 급히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아 창문을 통해 겨우 빠져나왔다"며 긴박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또 "브레이크를 밟을 새도 없이 모든 일이 순간적으로 일어났고, 차가 앞으로 튕겨 나가지 않았다면 그대로 구덩이에 빠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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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씨는 이 사고로 오른쪽 허리와 다리, 머리 등을 다쳐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사고 당시 허씨의 차량 뒤를 따라오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싱크홀에 빠졌다. 이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고 발생 약 17시간 만인 다음 날 오전 11시 30분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사고 현장의 싱크홀은 도로 4~5개 차로를 가로지를 정도로 큰 규모였으며, 깊이도 상당했다. 일각에서는 인근에서 진행 중인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와의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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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공사와 사고와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정확한 원인은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