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 이혼 13년 만에 최대... 국적 취득 후 재혼 사례도 늘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이혼 건수가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통해 국적을 취득한 뒤 베트남 남성과 재혼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일각에서는 ‘국적 취득 목적의 위장 결혼’ 우려도 나온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이혼 건수는 총 4218건으로 전년(4175건) 대비 1.8% 늘었다. 이 중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이혼은 1215건으로, 전년(1122건)보다 8.3% 증가했다. 이는 2011년(24.4%)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국제결혼 가운데 베트남 여성과의 혼인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5017건으로, 전체 외국인 여성과의 혼인(1만 5624건)의 32.1%를 차지했다. 2015년부터는 중국을 제치고 국제결혼 1위 국가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한국 남성의 선호가 높아진 가운데 일부 베트남 여성들이 결혼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이혼하고 본국 출신 배우자와 재혼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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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외국인은 한국인 배우자와 혼인한 채 2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거나, 결혼 후 3년이 지나고 1년 이상 거주하면 귀화할 수 있다.


실제 한국인 여성과 베트남 남성 간의 혼인도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들의 혼인 건수는 771건으로, 전년보다 2.1% 줄었지만 여전히 중국(905건)에 이어 2위다.


눈에 띄는 점은 재혼 비율이다. 771건 중 728건(94.4%)이 재혼으로 나타났다. 초혼은 43건에 불과하다. 재혼 건수 자체는 전년 대비 3.2% 줄었지만, 최근 몇 년간 증가세는 뚜렷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에는 전년보다 32.4%, 2023년에는 35.3% 급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재혼 증가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앞선 2년간 큰 폭으로 늘어났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한국 국적을 취득한 베트남 여성이 본국 남성과 재혼하는 사례가 일부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