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92세 아버지 모시는 효자였는데"... 산불 막다 숨진 '계약직 대원'이 받고 있다는 차별

뉴스1뉴스1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 도중 순직한 창녕군 소속 산불 진화대원 공모(60)씨의 유족이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죽음 자체도 충격적인데, 죽음 이후 받고 있는 대접 때문에 가슴에 천불이 날 정도라고 한다. 


23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공씨의 동생은 산청장례식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형은 시골에서 부모님을 극진히 모시며 조용히 살아온 사람이었다"며 "산불 진화대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해 왔는데, 결국 이렇게 떠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오후 1시 30분, 산청에서 희생된 4명의 시신이 창녕으로 옮겨지자 유족들은 오열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한 유족은 주저앉으며 부축을 받아 이동하기도 했다.


순직한 대원의 또 다른 가족 A씨는 매체에 "우리 형님은 평소에 이웃들과도 잘 지내고, 마을에서 믿음직한 사람으로 통했다"며 "원래는 현장에 나가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인력이 부족해 대신 나간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22일 경남 산청 시천면에서 전날 발생한 산불이 밤까지 이어지고 있다 / 뉴스1뉴스1


이어 "어머니가 장남을 잃고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일부 유가족들은 당국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했다. 유족은 "사고에 대해 책임이 있는 기관이라면, 최소한 정확한 경위와 이후 절차에 대해 설명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같은 산불에 맞서 싸운 이들이지만, 정규직과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대우가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희생자 모두에게 동일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체에 따르면, 산림당국은 진화대원들이 지난 22일 오후 3시쯤 산청 시천면 화재 현장에 투입됐으며, 강한 바람(초속 11~15m)에 불길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대원들이 고립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사고로 진화대원 3명(이씨, 황씨, 공씨)과 창녕군청 소속 공무원 강씨 등 총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창녕군은 창녕읍의 한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하고, 군민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24일부터 일반 조문을 받을 계획이다. 창녕군 관계자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며 "일부 시신의 감식이 지연돼 정확한 빈소 개시는 23일 늦은 오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