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마녀보감'
故 김새론에게 '아저씨'는 원빈만이 아니었다. 9년 전, JTBC 드라마 마녀보감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윤시윤 역시 그에게 소중한 ‘아저씨’로 남았다.
김새론이 떠난 뒤, 윤시윤이 생전 그를 아꼈던 사연이 뒤늦게 조명을 받으며 누리꾼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6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녀보감에서 당시 29세였던 윤시윤은 갓 15세가 된 김새론과 주연으로 호흡을 맞췄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이던 이 드라마에서 윤시윤은 극중 파트너로 열네 살이나 어린 김새론과 연기하며 깊은 감정선을 나눴다. 나이 차를 무색하게 만든 건 윤시윤 특유의 동안 외모와 섬세한 연기력이었다.
드라마 종영 직후인 2016년 7월 17일, 윤시윤은 자신의 팬카페에 "부탁 하나만 하자!"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칫 잊힐 수도 있었던 이 글은 김새론의 비보 이후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인형처럼 예쁘고, 누구보다 예쁘게 우는 연기 천재 이 녀석을 어떻게 만나게 됐을까요. 꿈에도 몰랐어요"
윤시윤 인스타그램
윤시윤은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힘들었던 군 복무 시절을 지나 배우로 복귀한 자신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인연"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군대에서 무시당하던 순간순간, 나를 하찮게 봤던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 윤시윤의 상대역이 누구였는지"라며 진심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이제 그와의 연기는 끝이지만, 인연이라는 기적 앞에서 다시 겸손해진다"고 덧붙였다.
글 말미에 그는 간곡한 부탁 하나를 남겼다. "이젠 작품에서 만나기 어려운 우리 꼬맹이, 포털에 있는 기사에 '김새론 최고였다'는 응원 댓글 하나만 남겨달라. 악플들이 너무 속상했다. 나는 지금 하나 남기러 간다. 함께 격려의 한마디, 써주실래요?"
누리꾼들의 마음을 적신 이 진심은 9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지금까지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윤시윤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험난한 시간을 견디다 떠난 김새론의 마지막 길을, 그나마 조금은 덜 외롭게 해주고 있다.
한편 김새론은 지난 2월 16일, 향년 25세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