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녹차크림빵 100개, 기부하세요"... 동네빵집 사장님 울린 해병대 사칭男 '노쇼'

인사이트지난 14일 제주시 삼도동의 한 빵집 냉장고에 쌓여 있는 녹차크림빵 (업주 제공)


제주도의 한 빵집에서 군 간부를 사칭한 남성의 '노쇼'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시 삼도동에서 5년째 빵집을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10일 해병대 9여단 간부라고 주장하는 남성으로부터 녹차 크림빵 100개를 주문받았다.


이 남성은 부대원들을 위한 것이라며 14일 오전 다른 간부가 찾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된 날이 지나도록 아무도 빵을 찾으러 오지 않았다.


A씨는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 빵이 준비되어 있음을 알렸다. 이에 남성은 조롱 섞인 메시지를 보내왔다.


인사이트예약 당일인 지난 14일 남편 강 씨가 예약자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업주 제공)


그는 '번창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병사들이 녹차 알레르기가 있다며 주변 보육원에 후원하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A씨는 이 같은 상황에 분노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녹차 크림빵 100개의 판매가는 33만 원이지만, 금전적 손실보다 시간과 노력이 허사가 된 것이 더 큰 상처라고 밝혔다.


해병대 9여단 측에서는 해당 주문을 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사건을 조사 중이다.


통신 수사를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건 직후 A씨는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군을 사칭해 도시락이나 빵을 주문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군부대에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악의적인 장난 전화가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군을 사칭한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