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8일(화)

"과거엔 궁에서 불도 피워"... 병산서원 못질한 KBS의 '황당' 변명

사진=민서홍 건축가사진=민서홍 건축가


KBS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 못질을 한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KBS 드라마센터장은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열악한 제작 여건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30일,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제작진은 병산서원 만대루에 소품용 모형 초롱을 매달기 위해 못질을 했다.


이로 인해 두께 2∼3㎜, 깊이 약 1㎝의 못자국이 발견되었다.


KBS는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못 자국 / 사진=경북 안동시못 자국 / 사진=경북 안동시


김영조 KBS드라마 센터장은 문화재 훼손에 대해 깊은 사과를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거의 완성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드라마 제작 현장의 바쁜 일정과 부족한 제작비, 주52시간제로 인한 빠른 진행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러한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과거 조연출 시절 실제 궁에서 촬영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현재는 시민의식이 높아져 촬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주 스태프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도 KBS의 절박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부탁했다.


병산서원 만대루 전경 / 사진제공=국가유산청병산서원 만대루 전경 / 사진제공=국가유산청


병산서원 못질 논란은 건축가 민서홍씨가 자신의 SNS를 통해 KBS 드라마 제작팀의 행위를 폭로하면서 확산되었다. 이에 안동시는 KBS를 문화유산 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KBS는 해당 촬영분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을 훼손한 혐의로 KBS 드라마 현장 소품팀 관계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0일 병산서원 만대루와 동재 나무 기둥 여러 곳에 소품용 모형 초롱을 달기 위해 못질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