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4일(금)

20년전 약속한 '장기기증' 으로 100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난 70대 퇴직교사

인체조직 기증으로 100여 명에 새 삶 선물한 서공덕(79)씨


인사이트100여명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난 서공덕(79)씨 /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30년간 교단에 섰던 70대 퇴직 교사가 20년 전 서약한 '장기기증'으로 100여 명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지난 1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79세 서공덕씨가 사망 후 인체 조직을 기증하고 영면했다고 밝혔다.


전주시 완산구에 살았던 서씨는 전주 농업고등학교 교사를 끝으로 30년간 이어왔던 교단생활을 마무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서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한 가정의 헌신적인 가장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서씨는 '세상을 떠날 때 다른 사람을 살리고 싶다'며 장기기증에 서약했다.


"기증 결심 어려웠지만, 고인의 생전 뜻 받들기로"


서씨의 부인 최정희(95)씨는 "심성이 착하고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했던 남편이 평소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막상 기증을 결심하려니 망설여졌지만 남편의 생전 뜻을 받들어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익산 믿음병원 원장인 서씨의 아들 서동주(45)씨는 "80세 이상부터는 조직기증이 불가능한데, 아버지가 턱걸이로 기증하셨다"며 "평소 뜻대로 기증을 하기 위해 일찍 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로 인해 고령이어도 조직기증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장기 및 조직기증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렵고 숭고한 결정을 내려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여러 환자에게 큰 선물을 주고 떠나신 기증자가 사회에 의미 있는 분으로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