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하락거래 비중 증가 추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래도 서울에는 살아야지"라는 생각에 3년 전 금천구 한 아파트에 이른바 '영끌'을 해 들어간 40대 남성 A씨는 요즘 피가 마른다.
대출금 이자는 몇년 새 두배 가까이 올랐는데,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20% 이상 떨어져서다. 가격이 오르면 팔고 아이들 교육을 위해 학군이 좋은 곳으로 '전세' 이사를 가려 했던 계획도 취소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성남시 수정구에서 한 아파트를 매입한 또다른 여성 B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정구에 살다 학군이 좋은 분당구로 거처를 옮기려 했지만, 집값이 크게 떨어져 고민에 빠졌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 시흥동 벽산1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114㎡는 지난달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3년 전 7억 9천만원에 비해 2억 2천만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또한, 노원구 하계동 하계1차 청구아파트 전용면적 84㎡도 최근 6억 8천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4년 전 가격보다 3억 8천만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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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부터 하락 거래 비중 증가...성남·이천시도 비슷한 경향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직방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하락 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상승 거래보다 하락 거래가 더 많았다.
올해 1월 전국 거래 중 약 44.9%가 종전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이루어졌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의 약세로 인해 하락 거래 비중이 높아졌으며, 서울 금천구와 노원구에서는 절반 이상의 거래가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 지역에서는 성남시 수정구와 이천시 등 여러 지역에서 절반 이상의 아파트가 종전 가격보다 낮게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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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역시 중구와 남동구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지방 광역 도시에서도 대전과 제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상승했다.
직방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정국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매수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방은 미분양 주택 증가로 인해 더욱 불안한 분위기다.
수도권은 일부 단지의 국지적인 수요로 인해 혼재된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