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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는 특수 소방 장비인 '무인파괴방수차'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15분경, 이륙 준비 중이던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는 1시간 16분 만에 진압됐다.
당시 항공기 날개 쪽에는 16t의 항공유가 실려 있었고, 초속 7m의 바람이 불어 자칫 대형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화재 초기 진압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 도입된 무인파괴방수차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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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소방 호스로는 기체 외부의 단단한 금속을 뚫고 발화 지점까지 물을 전달하기 어려운 반면, 무인파괴방수차는 지상 20m 높이 크레인에 쇠뭉치 형태의 파괴기와 노즐이 달린 차량으로 설계되어 있다.
화재 당시 이 장비는 기체 외부를 내리찍어 뚫었고, 옆에 달린 노즐을 통해 기체 내부로 강력한 물줄기를 뿜어내 초기 진압에 큰 역할을 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파괴기는 16cm 두께의 콘크리트 블록과 0.4cm 두께의 철판을 뚫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는 이러한 무인파괴방수차가 두 대 있으며, 주로 샌드위치 패널 공장이 많은 산업단지 지역 화재에 대비해 도입되었다.
3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과학수사대, 소방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5.2.3/뉴스1
김해공항을 담당하는 강서소방서는 지난해 3월 무인파괴방수차 한 대를 도입했다. 한편, 사고 상황을 기록해야 할 블랙박스가 내용이 없는 '빈 박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관계자는 "화재 당시 시동이 완전히 켜 있지 않은 상태라 블랙박스에 전원이 공급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음성기록장치(CVR)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으며, 합동 감식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사조위는 오는 3일 사고 현장에서 소방, 경찰, 프랑스 사조위 등과 함께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