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대표는 가짜' 루머에 결국 눈물 쏟은 박한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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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아침에 잃은 유가족들이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일 MBC '오늘 이 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로 친동생을 잃은 유가족 박한신 씨는 희생자 신원 확인과 장례 문제 등을 두고 정부 및 항공사 측과 협의하기 위해 유족협의회의 대표를 맡았다.
친동생을 잃은 슬픔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른 유가족들을 위해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르며 마이크를 잡고 카메라 앞에 선다.
그런데 도를 넘은 유가족 모욕과 악성 댓글, 허위 사실 등이 퍼지면서 박 씨 가족을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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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본 딸이 오열하며 전화오자... "아빠 여기서 무너지면 동생 못 본다"
지난달 31일 박 씨가 딸과 나눈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딸은 울먹이며 박 씨에게 "아빠 꼭 그거 해야 돼 대표?"라고 묻는다.
이에 박 씨는 "왜, 악성 댓글 많이 돌아다니냐? 뭐라고 나왔어?"라고 물었고 딸은 애써 참던 눈물을 터뜨리며 "안 하면 안 돼? 막 사기꾼이라 그러고..마음이 너무 아파"라고 토로했다.
박 씨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에도 눈물을 삼키며 딸에게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그놈들이 뭐라 해도 아빠는 아빠 친동생이잖아. 내 동생이 하늘나라 갔는데 그런 악성 댓글 때문에 내 동생 가는 길을.."이라며 이내 울컥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할 수 있는 만큼은 아빠가 할 거야 힘들어도. 아빠가 그런 사고를 당했어도 OO(동생)이도 똑같이 했어"라며 "울지마 딸, 놔둬. 아빠가 여기서 무너지면 동생 못 본다. 왜 울어. 아빠는 해야 돼. 내 동생 마지막 가는 길이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 돼. 힘들어도 해야 돼. 아빠는... 딸 울지마라"고 딸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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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온라인상에서는 박 씨의 동생 이름이 OO인데 그 이름이 탑승자 명단에 없다는 이유로 '유가족 대표는 가짜 유가족'이라는 식의 악성 루머와 댓글이 빠르게 퍼졌다.
그러자 박 씨의 딸은 숨진 작은아버지의 이름은 OO이 아니라며 정정했고 탑승객 명단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박 씨의 딸은 "아버지 또한 잘못될까 너무 무섭고 걱정된다"며 허위사실 유포를 멈출 것을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전국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악성 게시글 전담수사팀'을 설치하고 루머 작성자는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