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8일(화)

참사 열흘 전 무안공항서 '조류 충돌 우려' 회의... 제주항공은 두 차례 모두 '불참'

참사 열흘 전 조류 충돌 대책 논의 회의 열려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기 열흘 전 열린 '무안국제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문제에 대한 경고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해당 회의 참석 대상이었던 제주항공이 불참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전에 제기된 우려에 귀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사무실에서는 전문가들이 참석한 조류충돌예방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공항은 취항사와 연 2차례 위원회를 여는데, 제주항공은 지난해 2차례 모두 불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여객기 사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스1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여객기 사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스1


매체가 확보한 '2024년도 하반기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 개최 결과' 문건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들은 공항 주변 버드 스트라이크를 둘러싼 우려를 쏟아냈다.


이미 작년보다 관련 사례가 늘었지만, 대응 여건은 부족하다는 판단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항공기가 무안공항 상공에서 '고어라운드(복행)'하며 새 떼와 마주치는 상황이 여러 번 발생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열흘 뒤 참사 당일 벌어진 상황을 예견한 듯한 문제 제기였다.


해당 참석자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류 퇴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류가 종종 출몰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한지" 등을 물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SAS) 측 참석자는 대응 인력 및 장비 부족 문제를 설명했다.


그는 "최대한 퇴치 활동을 위해 노력하지만, 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 등 원거리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답했다.


또한 조류 퇴치 처리 실적이 2023년보다 크게 줄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류 충돌 방지 추진사항' 관련 안건을 논의할 때 한 참석자는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 설정 변경으로 인해 조류 포획 및 분산 실적이 작년 9335마리에서 올해 7991마리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라고 보고했다.


다만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바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주항공, 지난해 회의 두 차례 모두 불참


MBN 갈무리MBN 갈무리


지난해 12월 진행된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무안공항 인근에서는 1만 8886마리(무안 저수지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 1만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무안공항에 사무실을 둔 한 비행교육 회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원래 새를 쫓는 폭음탄 소리가 '펑펑' 자주 들려야 하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확연히 소리 빈도가 줄었다"라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측 위원은 이날 회의에도, 지난해 7월 회의에도 모두 불참했으며, 회의 개최 결과 문건만 공문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무안공항에서 17년 마에 부활한 정기 국제선 노선의 취항사임에도 버드 스트라이크 대책 회의에 불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