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대교서 투신하려는 고교생 발견하고 구조한 시민
김선유(41)씨 / 사진제공=서울 성동경찰서
길을 잃고 잘못 들어선 동호대교에서 투신하려는 고교생을 우연히 발견하고 구조한 시민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2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한강에 투신하려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구조한 김선유(41)씨에게 지난해 12월 31일 감사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인 김씨는 지난해 12월 26일 낮 12시께 충무로 사무실에서 김포에 있는 공장을 향해 차를 몰고 가던 중 길을 잘못 들어 동호대교 인근을 지나가게 됐다.
이후 김씨는 한강에 뛰어내리려는 듯 동호대교 난간에 위태롭게 걸터앉아있는 A군의 모습을 포착했고, 곧바로 차를 세워 그에게 접근했다.
끊임없이 대화 시도한 시민, 고교생 마음 돌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A군을 난간에서 끌어 내린 김씨는 "밥은 먹었니", "왜 여기서 이러고 있니" 등의 말을 건넸으나 A군은 "그냥 구경 중이었다", "밥도 먹고 싶지 않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차가운 다리 위에서 혼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김씨에 따르면 당시 A군의 얼굴과 손은 빨갛게 얼어붙어 있었다.
자신의 거주지를 물으며 "OO 근처 분식집이 맛집인데 가봤느냐"며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김씨의 노력에 A군은 결국 마음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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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인계된 A군은 관할 파출소에서 성동구 정신보건센터의 상담을 받고 보호자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최근 전학 간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다 정신과 입원을 앞두고 동호대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