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탄 아들과 '카카오톡 메시지' 주고받은 어머니
제주항공 여객기 / 뉴스1
태국 방콕으로 어린 손주를 데리고 가족 여행을 떠난 아들은 어머니에게 동물원에서 찍은 사진을 보냈다.
손주가 좋아하는 모습을 본 할머니는 진심으로 흐뭇해 했고, "보기 좋구나. 사진 많이 찍으렴"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 당시에는 이 대화가 마지막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태국 방콕을 떠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 추락했다는 소식을 접한 어머니는 아들에게 "연락을 달라"고 애타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끝내 답장을 받지 못했다.
아들과 며느리 손주를 애타게 기다리던 어머니는 "아들 · 내일오지ㅡ오늘방콕에서ㅡ온것 · 무안에서ㅡ추락됨ㅡ열락해주세요"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맞춤법이 틀리고, 오타가 발생한 것을 보면 당시 마음이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SBS
끝내 답장 못 받아...40~50대 남성들 특히 슬퍼해
시민들은 이 카톡 메시지를 보고 슬픔이 밀려 온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40~50대 남성들은 "어머니가 내게 카톡하실 때하고 거의 비슷하다",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4분께 무안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활동(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이어 8시 59분께 '메이데이'를 보냈다. 메이데이는 사고기 기장이 관제탑에 전하는 구조 요청 신호다.
사고기는 오전 9시께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01활주로)의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3분 후인 9시 3분께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이 활주로에 착륙했지만 끝내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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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무안공항 활주로가 짧은 탓에 충돌사고가 났을 수 있다"라는 추측을 제기하지만 국토부는 이 추측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국토부는 "사고 기종인 B737-800은 1천500∼1천600m의 활주로에도 충분히 착륙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다른 항공기도 문제없이 운행해 왔기에 활주로 길이를 사고 원인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