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8일(화)

'미국 최장수 대통령' 지미 카터, 향년 100세로 별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향년 100세로 별세


인사이트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고향 마을 플레인 자택에서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카터재단은 성명을 통해 고인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 매체 애틀란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사망 시각은 이날 오후 3시 45분이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과거 암 투병을 비롯해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겪었다. 지난해 2월에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0월 98세 생일을 맞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인사이트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카터 전 대통령은 1962년 조지아주 상원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주지사를 거쳐 1976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의 재임 기간 대표적인 치적으로는 중동 평화 협상의 상징인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었다. 


1978년 카터 전 대통령은 안와르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초청해 협정을 주선했으며, 이는 이듬해 양국 간 평화 조약 체결로 이어졌다. 


그러나 경제 불황 속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지 못했고,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발생한 미 대사관 인질 사건 등 외교 실패가 재선 실패로 이어졌다. 


인사이트 안와르 이집트 대통령 전 이집트 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1980년 대선에서 결국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 패하며 단임 대통령으로 남았다. 


퇴임 후 활동 빛나... 2002년 노벨 평화상


퇴임 이후 그는 평화와 민주주의 증진, 인권 향상, 질병 퇴치를 위한 활동에 집중했다. 그는 카터 센터를 설립해 국제 분쟁 지역의 중재자로 활약했고, 2002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해비타트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며 사회 공헌에도 앞장섰다. 


카터 전 대통령은 한반도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의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갈등을 빚었다. 


인사이트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에는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북미 협상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후 3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한반도 평화 증진에 기여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15년 흑색종이 간과 뇌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같은 해 말 완치를 선언했다. 이후에도 건강 문제를 겪으며 2019년에는 낙상로 뇌 수술을 받기도 했다. 


아내 로잘린 여사는 지난해 11월 96세로 별세했다. 슬하에는 4명의 자녀를 두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생전 워싱턴DC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고향 플레인스 자택 앞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