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조종사들이 분석한 '무안공항 사고'... "의문점 많아"
SBS '8 뉴스'
전·현직 조종사들이 '무안공항 사고' 여객기의 착륙 장면을 직접 분석했다.
지난 29일 SBS '8 뉴스'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의 착륙 영상을 본 전·현직 조종사들은 착륙 당시 여객기 곳곳에서 의문점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먼저 착륙 당시 비행기 꼬리 날개 모습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는 "비행기는 현재 속도가 많은 상태고 뒤에 엘리베이터를(조종장치) 거의 이륙 상태까지도 풀로 당긴 상태이기 때문에. 뒤에 꼬리 날개 수평꼬리날개가. 그래서 비행기 기수가 들려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속도를 줄이기 위해 비행기 후방의 수평 꼬리날개를 작동하는데, 그 부분이 작동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의도적으로 (비행기 기수가) 들린 건지 아니면 어떤 트림이나 이런 장치에서 들린 건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들려있고. 방향 유지를 위해서 일부러 약간 그런 부양을 시키는 걸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마찬가지로 착륙 시 감속을 위해 엔진의 추진력을 반대로 작동시키는 '리버스 트러스트' 장치도 영상으로 봤을 때 우측 엔진에서만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트러스트 리버스를 쓴 건지 충격에 의해서 뒤로 밀린 건지는 확실치가 않다"며 "만약에 썼을 경우에는 (엔진 양측) 두 쪽을 다 썼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3개의 랜딩기어를 내릴 시간도 없이 동체 착륙을 해야만 했던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바퀴가 세 가지가 있으니까 그 3개를 내리는 데 30초씩, 최소한 1분 30초 또는 2분 정도 이상이 소요 된다. 그 시간이 안 된다는 거다. 그 정도로 촉박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1
착륙 직전 여객기 우측 엔진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양쪽 엔진 모두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 교수는 "737엔진이 두 엔진이 다 꺼지는 확률은 거의 없다. 만약에 랜딩기어를 안 내리고 바로 돌아서 내릴 정도면 두 엔진 다 고장이 나지 않았었나 (생각된다)"라고 추정했다.
국내 한 민간항공사의 기장은 SBS에 "엔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빨리 내리는 게 우선"이라면서 "당시 영상을 봤을 때 랜딩 자체는 잘 내려왔지만, 외벽에 부딪힌 게 문제"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국토부 "내년 1월 1일까지 무안공항 활주로 폐쇄하고 사태 수습"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국토부
한편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비상착륙을 하려다 외벽 담장을 정면충돌한 뒤 폭발했다. 기체는 산산조각이 났고 불길에 휩싸여 전소됐다.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 당국은 사고 약 12시간 만에 실종자 수색 작업을 모두 마쳤다. 소방청은 이번 사고로 179명이 숨진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구조된 생존자는 승무원 2명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29일 오전 8시 57분쯤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경보를 받고 1분 뒤 조난신호인 메이데이 요청을 한 뒤 오전 9시쯤 19번 활주로로 착륙하는 과정에서 공항 외벽에 충돌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1월 1일까지 무안공항 활주로를 폐쇄하고 사태를 수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