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조류 충돌 경보 1분 뒤 항공기서 메이데이 요청"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국토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경보가 나온 3분 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제탑의 경보 1분 후 항공기가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고, 2분 후 19번 활주로로 착륙하는 과정에서 공항 외벽에 충돌했다.
29일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세한 사고 과정을 설명했다.
사고 현장 / 뉴스1
브리핑을 맡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7분쯤 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충돌을 경고했다. 그리고 1분 뒤 사고기 기장은 메이데이를 요청했다.
해당 여객기는 오전 9시쯤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01활주로)의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으며, 3분 후인 9시 3분쯤 랜딩기어 없이 착륙하다 충돌했다.
국토부는 "처음 착륙을 시도하다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주자 얼마 안 있다가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며 "그 당시 관제탑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줘 조종사가 수용하고, 다시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서 외벽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비행경력, 기장은 6823시간, 부기장은 1650시간"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사고기를 운항한 2명의 조종사는 기장의 경우 6823시간, 부기장의 경우 165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각각 2019년 3월, 지난해 2월 현 직책을 맡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기의 2가지 블랙박스 중 비행기록장치의 수거를 마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음성기록장치는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세부적인 사고 상황과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국토부는 무안공항의 짧은 활주로가 사고 원인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에 대해 "무안공항 활주로는 2천800m로, 그전에도 항공기가 운행했다"며 선을 그었다.
뉴스1
무안공항 활주로는 인천공항(3750∼4000m), 김포공항(3200m∼3600m) 보다는 짧지만, 다른 국제공항인 청주공항(2744m), 대구공항(2755m)보다는 길다.
또한 사상자가 많은 이유를 묻는 말에는 "동체 착륙하고 불이 났다. 원인은 조사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최근 국적 항공사 인명 사고인 2013년 7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의 경우 원인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11개월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