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계엄령 여파... 외국인 관광객 발길 '뚝'
23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국 관광업계가 탄핵 정국과 계엄령 사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주요 관광지의 외국인 방문객 수가 급감하면서 상인들과 관광업 종사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머니S가 서울 명동, 북촌한옥마을, 광장시장 등을 직접 찾아 외국인 관광객 감소 상황을 보도했다.
지난 23일 서울 명동에서 만난 필리핀 관광객 A씨는 "출발 전까지 여행을 취소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지금 한국에서 안전한 여행지는 어디냐"고 되물었다.
실제로 서울 주요 관광지인 명동, 광장시장, 북촌한옥마을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 거리에는 여전히 사람이 많았지만, 상점 내부는 한산했다. 한 소품샵을 운영하는 B씨는 "탄핵 영향인지 연말 분위기가 무겁다"며 "관광객이 줄고 매출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그는 최근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비용 부담이 더해져 운영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북촌한옥마을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복 체험을 즐기러 오던 2030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복 대여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집회 소음 문제로 손님이 확연히 줄었다"며 매출 감소를 호소했다.
광장시장 역시 외국인 관광객 비율이 줄고 내국인 비중이 늘어나는 등 변화가 감지됐다. 한과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외국인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관광객 감소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삼성동 코엑스몰 근처에서 일하는 약사 S씨는 계엄령 선포 이후에 약국을 찾는 외국인의 발길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서울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웅크랜 채 산책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러한 현상은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등 타지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산관광공사가 지역 내 관광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5% 감소했으며, 특히 호텔과 여행사 등 주요 관광업종이 큰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 세르게이 씨는 "과거에 왔을 땐 한국이 매우 안전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탈리아에서 온 지아다 씨는 "서울의 소음과 혼란이 놀라웠지만, 정치적 표현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관광업계는 계엄령과 정치적 불안정이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