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소방서에 도착한 통닭 5마리... "누가 보냈나 생각해 봤더니"
온라인 커뮤니티
저녁 시간 소방서에 주문한 적 없는 5마리의 통닭이 배달됐다. 무슨 연유로 배달된 것일까 고민에 빠지려던 순간, 한 소방대원은 이날 낮에 발생한 고속도로 출동 건을 떠올리게 됐다.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녁 시간 소방서에 통닭이 배달되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소방 공무원 작성자 A씨는 "저녁 즈음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소방서 주차장으로 들어섰는데, 기사님이 통닭이 담긴 비닐봉지 몇 개를 사무실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말도 없이 자리를 뜨시려 했다"며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
소방서에 통닭을 주문한 이가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었기에 A씨는 사무실을 나서는 배달 기사를 불러 세워봤으나, 그는 '맛있게 드시라'는 말을 끝으로 소방서를 떠났다.
A씨는 "뭐지 웬 통닭이지 하고 잠시 고민하던 찰나 아까 낮에 다녀온 고속도로 출동 건이 떠올랐다"며 "아버지를 요양원에서 집으로 모셔가는 중인데 갑자기 숨이 가쁘다는 신고였다"고 말했다.
"통닭 좋아하세요?" 구급차 속 보호자의 물음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정차된 검은색 마이바흐가 있었고, 뒷좌석에 모로 누워 숨을 몰아쉬는 환자를 발견했다"며 "환자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는데 보호자가 돌연 '통닭 좋아하세요?'라고 물었던 게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환자를 이송하는 상황에서 재차 '통닭을 좋아하시냐'고 묻던 보호자의 물음에 '좋아한다'고 답했다는 A씨는 "그것 말고는 눈앞에 놓인 통닭 잔치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며 구급대 전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살펴 앞서 만난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A씨는 "전화드리고 아까 출동 나갔던 대원이라고 하니 곧바로 '잘 도착했냐'고 물으셨다. 얼떨결에 '네? 네'하고 대답을 하니 '고마워요'라는 말씀을 하시고는 전화를 뚝 끊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사하다는 얘기도 못 해서 다시 전화를 걸까 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서둘러 전화를 끊으신 것 같아 그만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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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빠하는 아버지를 보며 애태웠던 보호자가 이를 진화시켜 준 A씨와 구급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시한 것이었다.
A씨는 "밤에 소방서 인근 고물상에서 불이 났지만, 실컷 먹고 난 뒤라 밤샘 작업도 거뜬했다"며 훈훈하게 글을 마무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저런 분들도 있구나. 통닭 사주신 분과 소방관분들께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진짜 천사가 있다",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소식이다", "소방관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있는 분이 마음까지 착하시다", "통닭 덕분에 밤샘 작업 거뜬했다는 말이 너무 뭉클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