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9회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 / 뉴스1
경북 문경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인명 구조에 투입됐던 박수훈 소방사와 김수광 소방교의 안타까운 죽음에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순직 소방관 예우를 강조해온 당국이 지난 20년간 유족들의 추모식 예산 지원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늘(4일) 소방청과 국가보훈부 대전지방보훈청 등에 따르면 순직 소방공무원 유족들을 회원으로 둔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기념회는 2004년부터 매년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을 진행해 왔다.
2023년은 추모식이 열린 지 20번째를 맞는 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날 추모식에는 유족과 소방관 동료를 비롯해 남화영 소방청장, 강만희 대전지방보훈청장, 황원채 국립대전현충원장 등 200여 명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모식은 소방청이 주최하고, 추모기념회가 주관했다. 대전보훈청은 행사를 후원했다.
추모식 예산은 총 5,000만 원이었다. 이중 대전보훈청이 국고보조금에서 80%에 해당하는 4,000만 원을 지원했고, 기념회는 후원금과 유족 회비로 나머지 1,000만 원(20%)을 충당했다.
하지만 정작 소방청에서는 예산 지원이 없었다.
2023년뿐만 아니라 추모식이 처음 열린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예산 지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10월 2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4회 순직소방공무원 추모식에서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한 순직 소방관 유족은 "소방청은 그간 (추모식을 위해) 물 한 잔도 떠 준 적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대전보훈청이 2016년부터 추모식 개최를 위해 매년 지원해온 국고보조금 4,000만 원도 올해는 30% 삭감된 2,88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대전보훈청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추세라 대부분의 보훈 행사 보조금이 축소됐으며,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은 의미 있는 행사로 가장 많이 지원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경북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故 김수광 소방장과 故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2월 3일 오전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엄수됐다. / 뉴스1
뒤늦게나마 소방 당국은 올해 예산에 순직 소방공무원 관련 사업 예산을 처음으로 반영했다.
사업 예산은 총 1억 원으로 소방청장 위문품 명목에 5,000만 원, 나머지 5,000만 원은 올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조성되는 '소방영웅길' 사업 등에 사용된다.
한편 올해 21번째 순직 소방관 추모식은 오는 11월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10년간(2014~2023) 화재 진압·구조·구급 등 소방 활동을 하다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40명으로, 경북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숨진 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를 포함하면 4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