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3일(일)

"아싸 소방관 됐다"...문경 화재로 순직한 두 소방관의 SNS엔 '사명감' 고스란히 남았다

인사이트박수훈 소방교 페이스북


누구보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쾌활했던 고(故) 박수훈 소방교(1계급 특진)와 고 김수광 소방장(1계급 특진)의 SNS가 더욱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박 소방교의 페이스북에는 지난 2021년 8월 31일 올라온 게시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그는 "아싸 소방관 (됐다)"라며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수험번호가 적힌 '합격 인증샷'을 올리며 기쁨을 한껏 표현했다. 하단에는 지인들이 그에게 건넨 축하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박 소방교는 경북 상주가 고향인 특전사 중사 출신으로, 그는 평소에도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조직에 큰 애착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이트박수훈 소방교 페이스북


2022년 1월 14일에는 그가 '경북소방'이라고 적힌 특수복을 입고 '허잇챠'라고 외치며 춤을 추다가 발차기하는 동영상도 잇다. 


해당 영상 아래 박 소방교의 지인이 "울 쌤은 어디서건 기쁨을 준다"는 댓글을 남기자, 박 소방교는 "네! 넘칩니다"라고 답했다. 


가장 최근 게시물인 이 영상에는 누리꾼들의 추모 댓글이 이어지는 중이다. 


인사이트김수광 소방장 인스타그램


김수광 소방장은 27세라는 젊은 나이답게 비번인 날엔 서울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여느 20대 청년과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다. 


구미가 연고지인 그는 20대 초반부터 경북도소방본부에 몸담아 어엿한 6년 차 소방관이 되어 있었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이 어렵다고 정평이 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1월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명의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인사이트

문경 화재현장에 놓인 순직 소방관 추모 국화 / 뉴스1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전날 오후 7시 47분경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의 한 육가공공장에서 불이 났다. 공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연면적 4319㎡의 4층 높이 건물이다. 


두 대원은 출동 지령을 받고 현장에 8분 만에 도착해 건물 안에 구조할 사람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다. 


소방 당국은 순직한 두 대원을 1계급 특진했다. 또 옥조근정훈장 추서, 국립현충원 안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소방청은 "뜨겁고 캄캄한 화마 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굴의 용기를 보여준 김수광 소방장, 박수훈 소방교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