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3일(일)

"딸 같아서"...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 20대 여성 설득해 그만두게 한 택시 기사

인사이트채널A '뉴스 A'


"우리 딸이 생각나서" 


한 택시 기사가 20대 여성 승객의 통화 내용만으로 범죄 가담 정황을 포착해 경찰에 신고하도록 설득했다.


기사의 설득 끝에 여성은 경찰에 모든 일을 실토하고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지난 25일 채널A '뉴스 A'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30분께 경찰에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과 함께 있다'라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신고자는 58세 택시 기사 정현모 씨였다.


그는 20대 여성 승객을 태우고 경기 광명시 도로를 달리던 중 비상등을 켜고 길가에 멈춰 섰다.


10여 분이 지난 후 경찰이 도착했고 20대 여성 승객이 가지고 있던 가방에서는 현금 2천만 원이 발견됐다.


이 여성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전달책이었다.


인사이트채널A '뉴스 A'


정씨는 예리한 촉으로 여성 승객이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경기 고양시로 가자는 20대 초반의 여성 승객을 태우자마자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고 한다.


정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승객이) 잠깐 지시받듯이 통화를 하더라.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러더니 경기 시흥시로 가자는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정씨는 친딸이 생각나 여성을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다.


인사이트채널A '뉴스 A'


그는 "'아저씨가 너 같은 딸이 있어서 그러는데 (통화를) 듣게 돼서 아저씨가 질문을 너한테 하는 거거든, 얘기 좀 해봐'라 그랬더니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결국 그의 오랜 설득 끝에 마음을 연 승객은 범죄 가담 사실을 실토했다.


여성은 "바리스타로 일하다 사채에 손을 댔는데 갚지 못했다"라면서 "건당 30만 원을 받고 2주 동안 일했다"라고 털어놨다.


정씨는 "굉장히 안쓰럽다. 이게 범죄지 않나. 우리 딸 중 누구나 이 친구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게 진짜 딸같이 생각하는 거다", "아빠의 마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주셨다. 진심 어린 충고를 받아들인 젊은 친구의 앞날도 밝았으면 한다", "여자분도 심성이 착했나 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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