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3일(일)

36명 죽인 방화범 '사형' 선고...처벌 안 받고 죽게 할 수 없다며 쪽잠자며 치료한 의사 덕분

인사이트아오바 신지 / ntv


36명의 사망자를 낸 2019년 일본 교토 애니메이션(쿄애니) 스튜디오 방화 사건의 범인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25일 일본 교도통신 등 언론은 이날 오후 교토지방재판소(지방법원) 재판부가 살인, 방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아오바 신지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장은 "피의자의 정신상태가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며 "망상성 장애가 있음을 인정하지만, 범행에 대해서는 망상의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인사이트아오바 신지 / yomiuri


아오바 신지의 변호인 측은 사건 당시 피고에게 망상으로 인한 정서 장애가 있어 행동을 제어할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아오바 신지는 지난 2019년 7월 18일 오전 교토 애니메이션 제1스튜디오에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주요 애니메이터 및 감독진 36명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또 한국인 직원과 아오바 신지 자신을 포함한 33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일 방화를 한 아오바 신지는 자신에게 불이 옮겨붙자 현장에서 이탈해 인근에 쓰러져 있다 경찰에 발견됐다.


인사이트우에다 다카히로 / 東京新聞


그는 가슴과 팔, 다리에 광범위하게 3도 화상을 입어 집중 치료를 받았다. 당시 의사들은 전신 93%에 육박하는 화상을 입은 아오바 신지의 사망할 확률이 97.45%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주치의인 오사카 긴키대학 병원의 화상 전문 의사 우에다 다카히로는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죽음으로 도망치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그를 치료했다.


우에다 다카히로는 아오바 신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하루 꼬박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고 콜라겐과 '자가 배양 표피'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감염의 위험이 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쪽잠을 자면서까지 아오바 신지를 살려냈다.


인사이트화재 발생한 쿄애니 / 東京新聞


줄곧 중태에 빠져있던 아오바 신지는 20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고, 건강을 회복한 뒤 사건 10개월 만에 정식으로 체포됐다. 


이번 재판은 우에다 다카히로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아오바 신지가 죗값을 치르게 되면서 피해자 유족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아오바 신지는 범행 동기로 "쿄애니가 나의 소설을 훔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쿄애니 측은 "피의자와 이름 및 주소지가 같은 인물이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주관하는 소설 공모전에 원고를 제출했지만 낙선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소설과 교토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작품들 간에 유사성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