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 반장'
돌아가신 아버지가 물려준 40년 된 나무를 베어 달아난 농부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4일 JTBC '사건 반장'에는 지난 3일 경남 창녕에서 발생한 나무 절도 사건이 다뤄졌다.
제보자 A씨는 "소중히 키워왔던 '내 아이'를 누가 훔쳐 갔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A씨가 자식처럼 생각한 것은 40년간 애지중지 가꿔온 나무였다.
그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를 보면 A씨의 사유지에 한 트럭이 들어온다.
곧이어 차에서 두 사람이 내려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더니 골목을 가득 채울 만큼 커다란 트랙터를 몰고 왔다.
이들은 트랙터를 몰고 산으로 깊숙이 들어가 나무를 한가득 싣고 나왔다.
A씨의 나무를 베어간 세 사람은 4번이나 A씨의 사유지를 오가며 총 9그루의 나무를 베어 달아났다.
JTBC '사건 반장'
이들이 베어간 나무는 40년 넘게 자라온 백합나무로, 높이가 아파트 5층에 달하는 고목이었다.
A씨는 "아버지가 심으신 걸 물려받아 무려 40여 년을 키워왔다"며 "의미 있는 나무인 만큼 올해 정년퇴직을 하고 한옥 지을 때 쓰려고 굉장히 아껴뒀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3년 동안 열심히 키운 삼도 절도 당하고, 강아지 3마리까지 절도 당해 CCTV를 설치했다. 이렇게 40년 키운 자식 같은 나무도 절도 당해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나무 절도범들은 얼마 가지 않아 경찰에 붙잡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3인조 절도단의 정체는 A씨 사유지 산 아래에 사는 농부들이었으며, A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A씨는 "절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겨울철 땔감으로 쓰려고 한 게 아닌지 추측한다"며 황당한 심경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양지열 변호사는 "붙잡아서 손해배상을 받는다고 회복되겠냐. 40년 기른 '내 아이'라고 말할 정도의 나무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