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3일(일)

도로 한복판에 뿌려진 800만원 '돈벼락'...주워간 사람들이 자진해 경찰서로 달려간 사연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9년 전 오늘(25일), 한 여성이 '주운 돈'이라며 대구 달서 경찰서에 85만 원을 전달했다.


이 여성 이전에도 또 다른 남성과 여성이 100만 원, 15만 원을 경찰서에 전달하고 홀연히 떠났다.


이들은 이 돈을 길거리에서 주웠다고 했다. 돈의 출처는 당시 기준 약 보름 전인 2014년 12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12월 29일 오후 1시께 20대 남성 A씨는 대구 서구 송현동 한 도로의 횡단보도에 5만 원권 160여 장, 즉 800여만 원을 뿌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갑자기 하늘에서 내린 '돈벼락'에 사람들은 너도 나도 돈을 줍기 바빴다.

 

그 인파에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그런데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던 대구 돈벼락 사건은 그 내막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든다.


사실 A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그가 뿌린 돈은 고물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오던 할아버지가 물려준 유산이었단 이야기가 알려지면서부터다.


대구경찰은 SNS를 통해 이를 알렸고, 돈을 주운 이들에게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길에 뿌린 돈은 주인이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 돈을 주운 사람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인사이트대구지방경찰청 SNS


하지만 서글픈 사연이 알려지며 총 6명의 사람들이 경찰서로 찾아와 285만 원을 돌려줬다.


돈이 다 회수되지는 않았지만 온정의 손길도 더해졌다.


2015년 1월 27일 어느 50대 남성은 대구의 한 신문사에 방문해 500만 원이 담긴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엔 "돌아오지 못한 돈도 사정이 있겠지요. 그 돈으로 생각하시고 사용해 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 감동을 안겼다.


이후 또 다른 남성이 15만 원을 기부하면서, A씨가 뿌린 할아버지의 유산은 약 한 달 만에 원상복구되며 훈훈함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