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피해자 채드 오멜리아 / TikTok 'justiceforchado', (우) 브린 스페처 / ventura County Sheriff's Departmet
남자친구를 100회 이상 찔러 살해한 후 반려견에 흉기를 휘두른 여성에 미국 법원이 이례적으로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KTLA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사우전드 옥스(Thousand Oaks) 거주하는 32세 여성 브린 스페처(Bryn Spejcher)는 이날 6년 전 저지른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법정에 섰다.
재판부는 스처에게 징역형이 아닌 집행유예 판결을 내려 유족들을 분노케 했다.
그녀는 지난달 남자친구였던 회계사 채드 오멜리아(Chad O'Melia)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건은 2018년 5월 27일 일어났다. 부분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스페처는 오멜리아의 아파트에서 두 차례 이상 대마를 담은 물담배를 피웠다.
이날 스페처는 흉기로 오멜리아를 108번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후 흉기로 자신의 몸을 여러 차례 찔러 자해를 했다.
다음 날 아침, 경찰은 아파트 안에서 피투성이가 된 오멜리아와 손에 흉기를 들고 비명을 지르는 스페처를 발견했다.
경찰이 흉기를 빼앗으려고 하자 스페처는 자신의 목을 찔렀다. 다행히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수차례 휘두른 끝에 스페처는 손에서 흉기를 놓았다.
그녀가 들고 있던 흉기는 긴 톱니 모양의 빵칼이었으며, 오멜리아를 살해할 때 서로 다른 3개의 흉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멜리아는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피해자 오멜리아의 가족들 / DailyMail
남자친구를 살해한 스페처는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피해자의 형인 셰인 오멜리아(Shane O'Melia)는 "5년 반 동안 그녀가 자신의 가족들과 지냈고 우리는 동생의 재가 담긴 상자를 안고 살게 됐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사건 당시 오멜리아는 스페처와 사귄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안겼다.
재판부는 스페처가 범행 당시 대마초로 인해 현실로부터 정신병적인 단절을 경험했으며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100시간의 마약 관련 교육 이수와 2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브린 스페처 / DailyMail
이에 유족들은 울음 터뜨렸다. 오멜리아의 아버지는 "이 주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모든 사람들에게 살인 면허를 준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스페처가 대마초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이로 인한 정신병적 장애를 앓았다고 밝혔다.
스페처는 "오멜리아의 권유로 대마가 들어있는 물담배를 한 번 피웠지만 더 이상 피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계속해서 피우라고 강요했고 이후 두 번째로 흡입한 지 몇 분 만에 환각 증세가 나타났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넌 죽었다. 오멜리아를 찔러야만 다시 살아날 수 있다'라는 환청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법정에서 스페처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녀가 오랫동안 자원봉사를 하는 등 남을 도우며 사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DailyMail
대마초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교수이자 임상 정신과 전문의인 티모시 퐁(Timothy Fong) 박사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대마초가 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도 "대마초에 함유된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THC가 정신병 및 정신분열증과 같은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전에 폭력 전력이 없는 사람도 대마초 소비 후 신체적 폭력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재판 이후 스페처는 "평생 대마초와 그 해악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