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남성들에게 납치·성폭행·인신매매를 당했다고 주장한 엘리너 윌리엄스의 주장은 전부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BBC SNS
아시아계 갱단에게 납치·성폭행·인신매매를 당했다는 영국 여성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무고한 남성을 지목한 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해 범인으로 몰린 남성들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BBC 등 외신은 거짓말로 수사 체계에 혼선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8년 6개월을 선고받은 엘리너 윌리엄스(23)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다.
윌리엄스는 지난 2020년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성 여러 명에게 납치돼 성폭행, 인신매매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BC SNS
당시 윌리엄스는 얼굴이 멍투성이가 된 자기 사진을 올렸고, 해당 게시물은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그녀가 거론한 남성의 신상을 특정하는가 하면 일부는 이들을 향해 살해 협박까지 했다.
윌리엄스가 거론한 남성들 중 일부는 사업체를 잃고 경찰에 체포된 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또한 한 남성은 실제로 기소돼 감옥에 73일간 갇히고 집에 '성폭행범'이라는 문구가 크게 칠해지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윌리엄스는 "아시아계 갱단에게 당했다"고 주장하며 장소의 건물 배치도까지 그리는 등 상세하게 설명했기에 경찰들은 보다 진지하게 수사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사를 진행하던 중 윌리엄스가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
영국 랭커셔주의 프레스턴에서 찍힌 CCTV 영상 속 자신이 용의자로 지목한 남성에게 먼저 다가간 뒤 라이터를 빌리고는 헤어졌다.
이후 2020년 5월 19일 윌리엄스는 경찰에 체포됐지만 여전히 거짓말을 이어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협박 도구로 쓰였다는 망치를 증거로 내놓았지만 감식 결과 망치에서는 윌리엄스의 DNA만 나왔다. 얼굴의 멍 등 부상도 자해 흔적으로 확인됐다.
형사들은 윌리엄스가 왜 거짓말을 이어갔는지 마음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히며 "그녀는 정말 문제가 많은 소녀임이 분명했고, 그런 점에서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알아내지 못했다면 윌리엄스의 거짓말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면서 "윌리엄스의 행동으로 인해 실제 성범죄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게 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윌리엄스는 사법체계 방해 등 9개 혐의로 8년 6개월형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