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 문화재청
도난당한 지 10년 만에 되찾았던 충북 제천 정방사 불상 관련 주요 유물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제천시와 정방사 측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인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의 발원문 1점이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고했다.
발원문은 불산 안에 시주나 불상 조성과 관련한 내용을 적은 기록이다.
정방사 법당에 주불로 모셔진 목조관음보살좌상은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전형적인 조선 중기 보살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유물이다.
2014년 촬영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내 복장유물 발원문 /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이 불상을 신체 비례가 알맞고 인상도 단아한 아름다운 보살상으로, 이 보살상에서 나온 기록으로 정확한 조성연대를 알 수 있어 불상 양식 변천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
불상 안에는 사리·경전·비단 등 생명력과 신성성을 상징하는 다양한 물건을 넣어둔다. 보살상 안에서는 삼존불을 조성했다고 밝힌 기록과 '묘법연화경' 등의 유물이 발견돼 현재 사찰에서 보관 중이다.
불상 안에 담겼던 발원문은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정방사 관음보살상 발원문에는 '강희이십팔년(康熙二十八年)'이라는 문구가 있어 조선 숙종 15년(1698년)에 조성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강희는 청나라에서 사용한 연호(임금이 즉위한 해에 붙이던 칭호) 중 하나다.
제천시와 정방사 측은 2014~2017년에 발원문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물 상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했는데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 조사에서 발원문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불상은 지난 2001년 3월 충북 유형문화재로 지정됐지만, 2004년 도난당해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후 2014년 6월 문화재 경매사이트가 이 불상을 내놓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경찰이 조사에 나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상을 환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