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실화탐사대'

서울의 한 병원에서 20대 남성 환자가 다친 왼발을 두고 멀쩡한 오른발을 수술한 의료 사고 사례가 소개됐다. 

지난 11일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왼쪽 발목 신경 손상 문제로 병원을 찾았다가 의료 사고를 당한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어린 시절 입은 화상 때문에 왼발의 신경이 손상, 발목이 점차 안쪽으로 틀어지는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성인이 된 A씨는 왼쪽 발목의 수술을 결심했고, TV에도 다수 소개됐던 서울의 유명 병원을 방문해 수술을 받았다. 

MBC '실화탐사대'

하지만 A씨는 수술 후 아픈 왼쪽이 아닌 오른쪽 발이 무거워진 느낌을 받았다. 알고 보니 병원에서 다친 왼발이 아닌 멀쩡한 오른발을 수술하면서 철심 3개를 박아 넣었다. 

의료 사고를 인지한 병원 측은 뒤늦게 왼발 수술에 나섰고, A씨는 의도치 않게 양쪽 발목 수술을 받게 됐다. 두 발에 모두 철심을 박은 A씨는 수술 후 약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통증이 심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병원 측은 잘못을 인정하며 향후 A씨에 대한 치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합의금 논의가 시작되면서 다른 태도를 보였다. 

병원 측은 "선생님께서 어느 정도 포기할 건 포기하면서 (합의를) 빨리 끝내는 게 좋다"며 "언론에 (사고 내용이) 터지면 병원은 이쪽을 더 신경 쓰게 되고, 그러면 원만한 합의가 안 될 수도 있다"고 했다. 

MBC '실화탐사대'

그러면서 "언론에 나오면 딱 절차대로 그냥 밟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병원에서 부드럽게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협박인 것 같다"고 했다. A씨 역시 "이 사람들이 날 바보로 보는 건가? 그래서 억울한 사연을 그냥 세상에 알리기로 했다"며 분노했다. 

A씨의 사건은 지난해 12월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고, 기사를 통해 병원의 황당한 대처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병원 측은 피해자 A씨에 대한 추가 보상도 조율해 문제를 원만하게 합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MBC '실화탐사대'

방송에서는 현직 의사들이 해당 의료 사고를 분석하기도 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B씨는 "사실 어느 부위를 수술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수술 부위가) 바뀌는 건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C씨 역시 "원래 계획했던 수술을 (다친 부위가 아닌) 정상 부위에 그대로 적용해 끝까지 진행했다는 것은...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상 발목을 수술한 탓에) 이미 발목뿐 아니라 인접한 관절도 손상돼 추가적인 관절염 진행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