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로맨스 스캠' 사기꾼에게 가스라이팅 당해 '독극물' 탄 국 먹여 남편 살해하려 한 여성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여성이 유명 배우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속아 남편을 독살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사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NBC 뉴스는 매사추세츠 주 타운센드에 거주하는 64세 여성 록산 두세트(Roxanne Doucette)가 독극물을 사용한 살인 미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는 두세트의 남편(73)으로 그녀의 40세 딸이 증인으로 기재됐다.


두세트는 인기 일일 드라마 '더 볼드 앤 더 뷰티풀(The Bold and the Beautiful)'에 출연 중인 배우 토르스텐 카이에(Thorsten Kaye)를 사칭한 사람과 온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인사이트록산 두세트 / WDRB


지난달 1일, 사칭범은 두세트에게 "당신 남편을 없애. 나는 당신이 너무 필요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두세트는 "생각 좀 해볼게"라고 답했다.


그날 오후 2시 34분께 두세트는 "놀라운 수프를 만들고 있어요. 특별한 물약. 그 사람이 돌아오면 배가 고플 거예요. 그에게 충분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로부터 약 두 시간 후, 그녀는 또 다른 메시지를 보냈다. "남편이 몸이 좋지 않아 돌아왔어요. 생명보험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사칭범은 "자기야, 그게 언제쯤일 것 같아?"라고 물었고 두세트는 "모르겠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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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두세트는 911에 전화를 걸어 "남편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반응이 없지만 호흡은 하고 있고 심장 병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세트의 남편은 나소바 밸리 의료 센터(Nashoba Valley Medical Center)로 이송됐다.


부부의 딸은 엄마의 휴대폰에 남겨진 사칭범과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딸은 "엄마가 아빠를 독살하려 한 것 같다. 배우 프로필을 한 사칭범과 대화를 나눴으며, 사칭범은 엄마에게서 생명보험금을 얻으려 한 것 같다"라고 진술했다.


두세트의 남편은 의식을 회복한 뒤 딸에게 "네 엄마(두세트)가 수프를 만들어 주었는데 맛이 썩 좋지 않았다. 쓴맛이 났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독극물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딸은 해당 검사가 오피오이드, 코카인, 알코올에 대해서만 검사하고 다른 물질에 대해서는 검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WDRB


두세트는 경찰 조사에서 "실제로 좋아하는 배우랑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했다. 항상 그를 만나고 싶었다"라면서 "사칭범에게 약 4,000달러(한화 약 526만 원)를 송금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남편을 독살하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결혼한 지 45년이 됐다. 나는 그를 매우 사랑하며 결코 누군가를 죽이려 하는 사람이 아니다. 수프는 단순히 오래됐기 때문에 맛이 달랐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눈물을 보였다.


두세트는 체포 당시 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의 사타구니를 걷어차기도 했다. 이에 그녀는 체포에 불응하며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독살 혐의와 관련해서는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두세트는 지난달 4일 딸과 남편에게 접근하지 않는 조건으로 풀려난 뒤 정신건강 평가와 추적 치료를 받고 GPS 감시가 가능한 자택에 격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경찰은 미들섹스 카운티 지방검찰청과 협력해 다른 혐의를 추가할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