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노원구의 한 아파트 9층에서 추락한 강아지 / 동물권행동 '카라'
서울시 노원구의 한 아파트 9층에서 추락한 강아지가 보호자의 계속되는 치료 거부로 끝내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0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노원구 아파트 반려견 학대 사건에 대해 보호자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2월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주위를 지나던 초등학생들이 누가 던진 것처럼 하얀 물체가 떨어진 것을 발견해 가까이 가보니 강아지인 것을 확인했다.
강아지가 떨어진 현장 / 동물권행동 '카라'
다행히 강아지는 진흙 같은 상대적으로 푹신한 곳에 떨어져 목숨은 구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었다.
이에 학생들은 지구대까지 찾아가 신고했고 경찰은 30분쯤 뒤 현장에 도착했다. 강아지는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됐고 학생들이 보호자를 자처해 동행했다.
병원 측은 강아지의 심각한 상태에 보호자를 찾아 긴급 치료의 필요성을 알리고 내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보호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는 "싫다. 자기가 죽고 싶어서 떨어진 건데 내가 왜 가야 하냐"며 "돈 많이 든다. 안락사시켜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추락한 강아지와 관련해 병원 측이 제공한 소견서 / 동물권행동 '카라'
그렇게 전화를 끊어버린 보호자는 긴급한 내원 요청에도 병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아파트 측에서 보호자를 찾는다는 방송을 내보냈고 그제야 보호자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왔다.
카라의 주장에 따르면 보호자는 이때 경찰과의 통화에서 "개가 짖어서 던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보호자는 과다출혈로 쇼크 상태인 강아지를 속히 치료 해야 한다는 설명에도 치료를 거부했다.
이를 지켜본 다른 시민이 노원구청에 '피학대 동물 긴급 격리'를 통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노원구청은 '야간'이라는 이유로 요청을 묵살했다.
노원구의 한 아파트 9층에서 추락한 강아지의 마지막 모습 / 동물권행동 '카라'
결국 보호자는 치료가 필요한 강아지를 그대로 데리고 나갔고, 그게 강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다음날 해당 보호자의 집을 방문한 노원구 동물보호팀은 강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카라는 이번 사건을 동물보호법 위반 및 방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사건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청원을 통해 엄중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노원경찰서 강력 5팀의 적극적인 수사로 피의자는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사건과 관련해 카라는 "피의자에게 다른 반려견이 남아있었다"며 "노원구 동물보호팀은 혹시라도 모를 추가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남은 동물을 임시보호 중이다. 더불어 야간에 민원이 접수될 경우 동물보호팀에 연결될 수 있는 비상 연락망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