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3일(일)

"출산시 '군면제' 주는 이스라엘 '여성징병제', 한국 도입하면 출산율 오르지 않을까요?"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군의 규모가 70만명에서 5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병력 부족 현상이 현실화되어 가는 중이다. 이에 '여자도 군대를 보내라'라는 주장도 나온다. 


외신들도 한국의 '여성 징병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CNN은 한국이 저출산으로 인한 국방력 약화 위기를 극복한 대안으로 예비군과 함께 여성 징병제를 꼽았다. 


지난해 12월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이 신당 추진 과정에서 여성징병제가 언급되기도 했다.


다만 국방부는 "여성 징병제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여성 징병제는 양성평등에 대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며, 공론화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사이트훈련 중인 이스라엘 여군 / GettyimagesKorea


여성 징병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나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여성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이스라엘, 수단, 차드, 에리트레아, 볼리비아, 쿠바, 북한, 노르웨이, 스웨덴이다.  


이 중에서도 이스라엘의 여성징병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 지금까지 남녀 모두를 징집하고 있다. 건국 초기부터 자국을 둘러싼 안보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았던 만큼, 병력 수급에 남녀를 가릴 수 없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에서는 18~26세의 독신 여성에게 병역 의무를 주며, 복무 기간은 24개월이다. 보통은 유대교와 드루즈교 신자만 징병 대상이 된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신자와 체르케스인은 자원에 한해 입대할 수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여성은 결혼과 임신, 학업 등의 이유로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다. 또 현역이나 보충역 복무 중 임신하면 면제가 된다.


이러한 사실이 국내에는 '병력 부족과 출산율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출산을 기피하는 국내 정서상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고, 출산을 하는 여성에게 면제 혜택을 준다면 출산율 상승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저렇게 하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니 출산율은 무조건 늘겠다", "안 하면 나라가 망할 판국인데 해야 한다", "이제 진짜 슬슬 검토해야 할 듯"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사이트군 복무 후 만기 제대한 이스라엘 모델 야엘 셸비아 / Instagram 'yaelshelbia'


이스라엘의 여성 징병률은 40~50% 수준이다. 절반 정도는 면제되는 셈인데, 이들이 임신으로 면제받는 것은 아니다. 


면제받는 여성의 35% 정도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다. 임신으로 면제받는 경우는 9~10% 정도로 이스라엘 출산율에 기여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왜 출산율이 높을까?


이스라엘의 합계 출산율은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평균 취업률도 70%(2020년 기준)로 한국 50.7%를 웃돈다. 


인사이트이스라엘 초정통 유대인 종파 하레디 남성들 / GettyimagesKorea


유대교 율법을 충실하게 따르는 유대인들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이 가정적 가치관을 확립하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초정통 유대인 종파 '하레디'의 합계 출산율은 7명에 이른다. 세속적 유대인, 비종교적 여성보다 3배가 높다. 


또한 이스라엘은 출산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잘 갖춰져 있고 난임·불임 여성들에게도 대리출산, 치료 비용 전액을 국가에서 부담하는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에서는 여성들의 자녀가 3명 이하일 경우 잘못을 한 듯 사람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다만 이스라엘의 높은 출산율은 사회 문제로 거론되기도 한다. 아이가 늘어날수록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아이를 7명씩 낳는 하레디의 경우 남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50% 정도에 불과하고, 하레디 출신 남성들은 군 면제를 받는다. 


하레디 여성들이 아이를 낳기 때문에 사회생활이 원천 봉쇄되는 상황에서 남자들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향후 이스라엘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인사이트총기를 점검 중인 여군 학군사관후보생(ROTC) / 뉴스1


이스라엘의 여성징병제를 국내에 도입하면 출산율이 늘어날까? 


정답은 알 수 없다. 이스라엘에서 여성징병제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국내의 정서로 볼 때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때문에 향후 여성징병제 도입을 위해서는 인구 동향을 바탕으로 각계 전문가들의 연구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