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엔'
밤마다 우는 아이에 대한 민원으로 출동한 경찰이 아이의 등하원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 7일 KBS 뉴스 '주말엔'에는 경산경찰서 이상민 생활질서계장의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자아냈다.
사연에 따르면 이 계장은 지난 4월 한 원룸 입주민들로부터 "새벽인데 아이가 우는 것 같다", "고양이가 우는 것 같이 너무 시끄럽다"는 신고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현장으로 출동한 이 계장은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는 엄마와 함께 사는 미숙아 우성이(가명)를 발견했다.
우성이 구조 당시 모습 / KBS '주말엔'
우성이의 엄마는 4월임에도 에어컨을 틀어 놓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채 자고 있었다. 우성이는 방치된 채 저체온증이 와 있는 상태였다.
결국 소방 공동 대응을 요청해 문을 개방한 이 계장은 우성이를 구조해 경산경찰서와 가까운 그룹홈(아동공동생활가정)과 어린이집에 맡겼다.
뿐만 아니라 '주양육자'를 자처해 팀원들과 같이 등하원 도우미를 하고 있다.
이 계장은 우성이가 입원했을 때는 12시간 동안 직접 업어서 재우는 등 밤낮 없이 보살폈다. 연휴나 주말에는 우성이를 직접 집으로 데려가 돌보기도 했다.
KBS '주말엔'
이 계장의 애정 담긴 보살핌 덕에 발견 당시 1.68kg이었던 우성이는 현재 10kg이 넘는다.
경찰이 왜 이런 일까지 하냐는 질문에 그는 "경찰이니까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며 "관공서가 쉬는 야간에도 주말에도 위험할 수 있는데 24시간 근무하는 국가기관은 경찰서가 대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성이를 지금까지 돌볼 수 있었던 것은 생활질서계 동료들과 그룹홈 이모님, 어린이집 선생님, 우성이를 진료해 주는 병원 등 주변 사람들 도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끝으로 이 계장은 공무원 조직들이 '원팀'이 돼 사회적 약자를 돌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국가기관들이 자꾸 '니일, 내일'을 따지기 시작하고 경계선을 놓고 보면 '딜레마 존'이 생긴다"며 "아동, 노인 등 취약계층의 업무는 더욱 세밀하게 챙겨야 하는데 지자체, 소방, 경찰, 의료기관 등이 원팀으로 움직여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아동방임은 아동학대의 한 종류로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에 대해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양육, 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스스로 행동할 수 없는 영유아의 경우 방임으로 인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아동방임 죄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