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가난하면 자식 낳지 마라"는 MZ세대 출산 인식에..."너무 무례해 vs 가난 되물림 안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난한 부부는 자식을 낳아선 안 된다'는 주장에 한 누리꾼이 쓴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난하면 자식 낳으면 안 된다는 얘기는 너무 무례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제목으로 누리꾼 A씨의 글이 게재됐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가난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해 가난한 부부는 자식을 낳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퍼지자 이러한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출산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인데, 겨우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본능을 거스르라는 것은 너무 무례한 얘기 아니냐"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물론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저런 얘기를 하지는 않겠지만, 오픈된 커뮤니티에 '가난하면 애 낳지 마라'는 뉘앙스의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처받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 글을 보고 가정을 꾸리고 싶던 사람이 가스라이팅 당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아무리 기초수급자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자식이라 할지라도 삶 자체는 축복이자 기쁨"이라며 "그런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해서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가난이 해결될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일지라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막말로 우리나라 기초수급자도 아프리카 사람들보다는 잘 살지 않냐"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글이 퍼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일었다. 


한 누리꾼은 가정을 꾸리는 것에 '부유함'이라는 자격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 또한 "가난한 사람이 애를 낳으면 안 된다니, 그렇다면 출산도 부유한 사람의 전유물이 돼야 하냐"며 "본인 사정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자유지만, 공개된 공간에서 혐오를 퍼뜨리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아파트 보유 유무나 부모님 차 크기를 가지고 차별하는 것을 욕할 것 없다. 이런 어른들을 보고 배운 것"이란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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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가난하면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는 주장에 일부 공감하는 이들도 있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한 누리꾼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컵라면으로 기니를 데우는 방법을 배웠고, 준비물 사러 문방구에 가야 한다고 부모님께 말하는 게 고통이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생일을 왜 챙기는지도 이해하지 못하며 자랐다. 저런 마음이 이해된다"고 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가난이 육아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부유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얘기"라며 "최소한 케어조차 해줄 수 없는 궁핍한 상황이라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출산하지 않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