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대한민국 해군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 9명 탄생...1명은 4남매 모두 해군

인사이트(왼쪽부터) 성주빈 대위와 유효진 대위가 지난달 22일 경남 창원시 해군 잠수함사령부 잠수함 조종훈련장에서 조종훈련을 하고 있다. / 해군 제공


오늘 대한민국 해군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탄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에 이어 세계에서 14번째로 잠수함에 여군이 탑승하는 국가가 됐다.


5일 해군은 진해 해군기지에서 강정호(소장) 해군잠수함사령관 주관으로 '잠수함 기본과정 38기 수료식'을 실시했다.


교육 과정을 수료한 장교·부사관 125명 중 유효진 대위 등 9명의 여군이 잠수함 승조원이 됐다.


인사이트김경훈 중사가 지난해 12월 21일, 해군 잠수함 전술훈련장에서 어뢰발사훈련을 하고 있다. / 해군 제공


이날 수료한 잠수한 여군 승조원들은 함정병과 장교 2명과 조타, 전파탐지, 전자, 추진기관 담당 부사관 각 1명과 음파탐지 담당 부사관 3명이다.


여군 승조원은 각각 3000t급 중형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5명, 안무함에 4명이 배치된다.


여성 승조원들 중 함정 장교 2명은 전투정보관 직책을 받아 잠수함 항해 및 작전운용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음탐 부사관 3명은 수중음파탐지체계인 '소나(Sonar)'를 운영하고, 조타 부사관 1명은 잠수함의 항해 경로와 기동을 권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전탐 부사관 1명은 잠수함 레이더와 전투체계장비를 운용하며, 전자 부사관 1명은 잠수함 전자장비를 운용 및 관리한다. 추진기관 부사관 1명은 잠수함 추진체계를 운영하고 정비한다.


인사이트(왼쪽부터) 김현겸 하사와 강수연 중사가 지난해 12월 29일, 도산안창호함에서 잠수함 출·입항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 해군 제공


잠수함에 여군 승조원이 탑승하는 것은 대한민국 해군 역사상 처음이다.


해군은 "여군 인력 증가와 여군 역할 확대에 관한 다양한 의견 수용과 여군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 여건이 반영된 3000t급 중형 잠수함을 운용하게 됨에 따라 잠수에 여군 배치가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군은 2022년 7월 정책회의에서 '잠수함에 대한 여군 인력 근무 확대'를 위해 여군 잠수함 승조를 의결하고,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여군 승조원을 모집했다.


이후 신체검사와 면접을 거쳐 지난해 5~6월경 여군 9명을 선발했다.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들이 탄생한 '잠수함 기본과정 38기' 교육생들은 장교 교육생을 기준으로 29주, 부사관 교육생은 군사특기에 따라 최소 11주에서 최대 24주에 걸쳐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 위한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거쳤다.


인사이트(왼쪽부터) 김현겸 하사와 강수연 중사가 지난해 12월 29일, 도산안창호함에서 잠수함 출·입항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 해군 제공


도산안창호함 전투정보관으로 배치된 유효진(28) 대위는 2015년 제73기 해군사관생도로 입교한 후 2016~2020년 미국 해군사관학교 위탁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유 대위는 "잠수함 전우들과 함께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수중에서 대한민국의 바다를 사수할 것"이라면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강한 정신무장으로 적이 도발하면 수중에서 즉각적으로 강력히 끝까지 응징해 적을 섬멸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안무함에 추진기관 부사관으로 배치된 김다희(26) 하사는 4남매 모두 해군 부사관이다.


김다희 하사의 두 언니(공병 부사관 상사 김규린, 음탐 부사관 상사 김단하)와 남동생(사이버·정보체계운용 부사관 중사(진) 김민준)에게 많은 격려와 조언을 받고 잠수함 승조원에 도전하여 최초 여군 잠수함 추진기관 부사관이 됐다.


김 하사는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아닌 '한 명'의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기본과정 중 잠수함 관력 지식과 기술 습득에 철저히 매진했다"라면서 "잠수함 부대의 일원으로서 어떤 적의 도발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도록 부여된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축하문을 통해 "수중 최선봉에서 대한민국의 바다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국가전략 부대의 일원으로서 '내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최고의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