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딸 옷 입고 법정 선 '서현역 흉기 난동' 피해자 아버지...최원종 '심신미약' 소견에 "사형 선고해달라"

인사이트분당 서현역 흉기 난 동 피해자 故 김혜빈 씨의 아버지 / JTBC '뉴스룸'


분당 서현역 무차별 흉기 난동으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의 아버지는 딸이 입던 대학 점퍼를 입고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강현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27일 국립법무병원이 작성한 최원종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통보서 내용을 공개했다.


최원종의 범행 당시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최원종의 범행 당시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정신감정 결과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진단돼 사물변별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 정신과적 치료가 없으면 망상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조현병이 지속될 수 있어 재범의 위험이 크다. 다만, 반사회적 성격장애 요건은 충족하지 않는다"라는 소견이 제시됐다.


또한 적절한 정신과적 치료 없이는 망상에 따른 행동을 재범 위험성이 높아 '치료감호'가 필요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씨가 범행 전 심신미약을 인터넷에 검색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라며 "정신감정 결과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검찰은 최원종을 기소할 당시 "피고인은 주식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정도의 학업능력을 갖췄다"라면서 "심신미약 상태에 빠져 범행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분당 서현역 흉기 난 동 피해자 故 김혜빈 씨 / 뉴스1


이날 공판에서는 피해자 측 3명이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최원종에 의해 숨진 김혜빈(20) 씨의 아버지는 생전 딸이 입던 대학 점퍼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그는 "혜빈이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똑똑한 외동딸이었다"라면서 "(최원종이)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될 수 있도록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라며 흐느꼈다.


최원종 / 뉴스1최원종 / 뉴스1


사건 현장인 AK플라자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하다 최원종이 휘두른 흉기에 다친 정 모 씨는 재판부에 '최씨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기 어렵다'라고 요청해 최원종을 대기실로 이동시켰다.


정씨는 "최원종이 쓰고 있던 선글라스가 벗겨지면서 (저와) 잠깐 마주친 눈빛은 흥분한 상태였고, 타인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즐기는 것처럼 느껴졌다"라면 "제가 무서운 표정을 짓지 않으면 더 흉기를 휘두를 것 같아 일부러 겁에 질린 표정과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 다시 갈 수 없을 정도의 공포심이 이어져서 더 이상 AK플라자에서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직했다"라고 덧붙였다.


최원종이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숨진 60대 여성 피해자 이희남 씨의 남편과 김혜빈 씨의 아버지가 진술을 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자 방청석 곳곳에서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유족들은 "살인자에게 심신미약 등의 이유로 법이 약해지면 이런 사건은 반복될 것"이라면서 "감경 없는 엄벌을 내려달라"라고 호소했다.


서현역 사건 현장에 놓여진 국화꽃 / 뉴스1서현역 사건 현장에 놓여진 국화꽃 / 뉴스1


재판부는 오는 18일 피고인 신문 후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날 검찰의 구형도 진행된다.


앞서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은 뒤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차에 치인 김혜빈 씨와 이희남 씨 등 2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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