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부산대병원 "우리는 최종의료기관...여기서 헬기 타고 다른 병원 간 건 이재명이 처음"

인사이트부산에서 신원 미상 남성에게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들섬에 헬기를 통해 도착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부산 가덕도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당초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으나, 응급의료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다.


이와 관련해 부산대병원 측은 "처음 있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사이트괴한에게 습격을 당하고 응급처치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태운 헬기가 2일 오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4일 조선닷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부산대 병원 측은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전원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밝혔다.


흉기 피습 당일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되자 부산대병원 응급외상센터는 지혈을 위한 응급처치와 혈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CT 촬영을 진행한 후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며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수술을 집도하기로 했다.


수술을 하려면 보호자 동의가 필요해 의향을 물었으나 이 대표 측의 요청에 따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친 이 대표는 2일 오후 1시께 응급의료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수술을 오후 3시 45분께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 27분 피습을 당한 지 약 5시간 18분 만이었다.


인사이트부산대병원 / Instagram 'pnuh_hongbo'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최종의료기관"이라면서 "이곳에서 헬기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술을 집도할 의사가 다른 수술을 하고 있거나 세미나 등 다른 일정으로 인해 치료하지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병원 측에서 먼저 다른 병원에 전원을 요청하는 일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마저도 수술할 집도의가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매우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2019년부터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으며,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를 하는 등 외상치료에서 손꼽히는 병원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서울대병원으로의 헬기 이송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던 이 대표가 지역의료를 믿지 못하고 서울로 가 버렸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각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해 지역 의료 인력을 확충하는 내용의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선발전형을 통해 지역의료에 종사할 학생을 선발, 교육하고 졸업 후 일정 기간 지역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지역의 보건의료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역의료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의 '지역의사제법' 통과를 주도한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지방 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떠들던 정치인조차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학교병원을 놔두고 서울대병원으로, 그것도 헬기를 타고 갔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인사이트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 집도의)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흉기 피습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 경과 및 회복 과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4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좌측 목 부위 흉쇄유돌근이라고 하는 목빗근 위로 1.4cm 길이의 칼에 찔린 자상을 입었다. 근육을 뚫고 그 아래에 있는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 있었고 핏덩이가 고여있었다"라면서 "다행히 동맥이나 주위 뇌신경·식도·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시간 40분 동안 수술을 진행했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상처 부위를 세척한 뒤 찢어진 속목정맥을 봉합하고 혈관 재건술을 했다"라면서 "순조롭게 회복 중이나 외상 특성상 추가 감염이나 수술 합병증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치료 경과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