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난임 병원서 '냉동 배아' 뒤바꿔 임신시켜 두 가정이 풍비박산 났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난임 병원이 두 여성의 냉동 배아를 뒤바꿔 임신하게 해 두 가정이 풍비박산 나고 말았다.


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수년 간 임신을 위해 애썼던 한국계 미국인 여성 애니 마누크얀과 그녀의 터키계 남편 아숏 마누크얀 부부는 지난 2018년 캘리포니아의 난임 전문 '차(CHA)' 병원에서 10만달러를 들여 냉동 배아 보존 및 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임신에 성공해 2019년 3월 30일 제왕절개를 통해 쌍둥이 아들을 출산했다.


그런데 태어난 아기들을 자세히 보니 부부와 다른 백인계 아기들이었다.


인사이트애니 마누크얀과 그녀가 출산한 아기


인사이트애니 마누크얀과 그녀의 남편 아숏 마누크얀 / KNBC


유전자 확인 검사 결과 애니 마누크얀이 해당 병원을 통해 임신할 당시 수술로 이식된 냉동 배아가 다른 여성 환자의 냉동 배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환자 역시 마누크얀과 비슷한 시기에 냉동 배아를 이식받아 임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 냉동 배아는 마누크얀의 것이었다고 한다.


즉 병원에서 냉동 배아를 뒤바꿔 임신 시킨 탓에 마누크얀은 다른 여성의 배아로 임신·출산한 쌍둥이 아들 중 한 명을 유전적 생모에게 떠나보내게 된 것이다.


심지어 해당 병원이 사전에 이상 징후를 알고도 모른척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u Du Hospital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u Du Hospital


AP 보도에 따르면 차 병원은 마누크얀에게 태아의 성별을 딸이라고 안내해오다 2019년 3월, 초음파 검사 당시 아들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


이에 마누크얀 부부는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만달러의 합의금 및 비공개된 추가 합의금을 받았다.


마누크얀의 법률 대리인인 아담 울프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차 병원의 충격적인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난임 병원 관련 위법 행위 관련 처리한 수백건의 재판에서 이번 비극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심각한 행위"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수많은 비극이 난임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