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몰카 찍겠다며 물뿌려 빙판길 만든 유튜버 때문에 죽을 뻔 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한 유튜버가 몰래 카메라 콘텐츠를 촬영하기 위해 고의로 아스팔트를 빙판길로 만들어 지나가는 시민을 다치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튜브 몰카 촬영 때문에 사람이 죽을 뻔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와이프가 지난주 토요일 아침 출근하다가 아스팔트 빙판길에 넘어져 발목을 접질려 타박상을 입었다"며 "주변에 있던 사람이 감사하게도 119 불러줘서 구급차 왔는데 경찰도 함께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함께 온 경찰은 A씨 아내에게 전화번호를 물었다. 


인사이트빙판길 / 뉴스1


경찰이 번호를 묻는 게 의아했던 A씨 아내는 "번호를 왜 묻느냐"고 물었고 돌아온 경찰의 대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시 경찰은 "지금 여기에 누군가가 물을 일부러 뿌린 것 같다"며 "혹시나 만약 누가 일부러 뿌린 거라면 범죄이고 선생님은 피해자가 되는 거다. 그래서 연락처를 받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아내는 경찰에게 번호를 건넨 뒤 응급실에서 다리 깁스랑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 현재까지도 며칠째 출근도 하지 못한 채 집에만 있는 상태다.


A씨는 "나는 단순히 와이프가 방심하거나 조심하지 못해 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어제 경찰한테 연락이 왔다"며 "지난주 금요일 20대 2명이 그 구역에 물을 일부러 뿌리는 걸 CCTV로 확인해 범인을 잡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아스팔트에 물을 뿌려 얼게 한 뒤 구석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사람들이 넘어지는 걸 틱톡과 유튜브로 촬영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두 범인이 만든 빙판길에 넘어진 행인은 A씨 아내 포함 6명이었다.


범인들은 "장난이었다. 설마 진짜로 넘어질 줄 몰랐다. 빙판이 되니 혹시나 큰 사고가 날까 봐 얼음 녹이려고 뜨거운 물 부었는데 안 녹더라"고 황당한 해명을 늘어놨다.


A씨는 "미안하다는 사과도 없고 말하는 게 너무 괘씸해서 오늘 연차 쓰고 와이프랑 병원 가서 진단서랑 고소장 내고 왔다"며 "너무 화가 난다.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더 있냐"고 조언을 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잘못 넘어지면 사망할 수 있는 건데 생각이 없다", "어르신이나 임산부가 넘어졌으면 어쩔거냐", "꼭 처벌받아서 다시는 이런 짓 못 하게 해야 한다", "죽을 수도 있었으니 살인미수 아니냐"며 분노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겨울철 빙판길 등에서 일어나는 낙상사고는 57.1%로 다른 계절에 비해 10%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낙상사고로 인해 허리와 꼬리뼈를 다쳐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장년층과 노년층의 경우 관절과 근력이 약해져 뇌에 직접 충격이 전해지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80세 이상 노인 사망 사고 원인 1위가 낙상으로, 암보다 높은 단기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