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겨울 휴가차 동남아 여행을 갔다가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까지의 비행시간은 5시간이었는데 매우 힘들었다.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이었다.
A씨는 "귀마개를 쓰고 버텼는데 귀마개를 뚫고 들리는 소음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며 "비행기 노키즈존은 너무한 걸까요? 우리나라 출산율도 낮은데 이해하고 참아야겠죠?"라고 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보채는 아이 때문에 힘들었다는 내용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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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부모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 중에는 항공기에도 '노키즈존'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실제 해외 항공사들 중에는 기내 '노키즈존'을 도입한 사례가 있다.
튀르키예 코렌돈 항공(Corendon Airline)은 오는 11월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카리브해 섬나라 퀴라소 항공편에 '성인 전용 구역'을 도입했다.
성인 전용 구역은 비행기 앞쪽에 마련되며, 벽과 커튼 등으로 막아 일반 구역과 분리된다. 만 16세 이상의 승객만 이용할 수 있으며, 편도로 45유로(약 6만 5000원)의 추가 비용을 내면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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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측은 노키즈존 도입으로 일반 성인들보다 조용한 환경에서 여행할 수 있으며, 아이와 동행한 부모들은 아이가 다른 승객의 여행을 방해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의 저가 항공 에어아시아 엑스(X)는 12세 이상 승객을 위한 '조용한 구역(Quiet Zone)' 서비스를 2012년 말부터 도입했다.
또 2013년에는 싱가포르 스쿠트 항공이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승객들을 위해 스쿠팅사일런스(ScootinSilence)좌석을 도입했다.
스쿠팅사일런스 좌석은 12세 이하 어린이의 이용을 제한하는 '노키즈존' 좌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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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항공 예약 사이트 '레이트 딜'에서 성인남녀 11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기내 노키즈존 도입에 찬성했다.
이 중 35%는 노키즈존에 앉기 위해 기꺼이 추가 요금을 지불할 의향도 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비행 중 가장 싫어하는 행동"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아이가 우는 것'이 ' 48%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발로 앞 좌석을 차는 행동'으로 47%였다.
기내에서 조용한 환경을 제공받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노키즈존' 자체가 아동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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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과 기질, 발달 단계가 모두 다른 아이들이 '노키즈존'에 의해 장소의 제약을 받는 건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일일 수 있다는 비판이다.
몇몇 사람들은 '노키즈존'이란 명칭이 아이를 거부의 대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며 '키즈존' 또는 '차일드프리존' 등을 두고 이용자의 선택에 맡기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 국내 한 항공 예약 사이트가 한국인 남녀 여행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1%가 '키즈존' 도입에 찬성했다.
노키즈존 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39%로 노키즈존보다 키즈존 도입에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