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성탄절 새벽 아파트 화재 시작된 3층에 살던 노부부..."평소 기이한 행동·무단 거주" 이웃 증언

인사이트도봉구 아파트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 세대 베란다 모습 / Instagram 'nahhankim'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부상자 30명이 발생한 가운데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 세대 노부부가 무단으로 거주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5일 SBS '모닝와이드' 등에서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한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파트 화재 현장을 찾은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화재 원인이 밝혀져야 하는데 주변 분들 사이에서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발화지점인) 3층에 사는 노부부는 주변과 교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평소 조금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도봉구 아파트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 세대에 붙어있는 퇴거 명령문 / Instagram 'nahhankim'


이어 "베란다 바깥으로 물을 버리는가 하면 알 수 없는 내용의 쪽지를 베란다 창문에 붙여놨다고 한다"며 "최근에는 경매가 진행되면서 (퇴거 명령) 쪽지가 앞에 붙어 집을 나가야 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3층 세대에 거주 중인 노부부는 지난 10월 해당 세대가 소유권 이전 경매에 낙찰된 후 퇴거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순 화재가 아닌 다른 이유로 인해 불이 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뉴스1


김나한은 "너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화재 원인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화재는 성탄절인 지난 25일 새벽 5시께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3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17층까지 번졌다. 새까맣게 그을린 2~4층 유리창은 모조리 깨져 급박했던 상황을 짐작게 했다.


이날 화재 발생 세대 바로 윗집에 거주한 30대 남성 A씨는 7개월 난 딸을 안고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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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아내와 자녀들도 병원으로 옮겨진 탓에 빈소조차 아직 차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다른 30대 남성 B씨는 10층 거주자로, 자고 있는 가족들을 깨워 모두 대피시킨 뒤 옥상으로 향했지만 1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연기 흡입에 따른 질식으로 추정된다. 


B씨 장례식장 역시 급작스럽게 마련돼 영정사진이나 위패 없이 가족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는 소방 인력 222명과 차량 67대를 투입한 후 화재 발생 4시간여 만에 완전히 잡혔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오늘(26일) 합동 현장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