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중국 명문대 재학 중 '독극물 중독'으로 쓰러진 여대생, 29년 만에 결국 사망

인사이트'독극물 중독 사건' 피해 여대생 주링 / 웨이보


29년 전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명문 칭화대에서 발생한 독극물 중독 사건의 피해 여대생이 사망했다. 


지난 23일 중국 칭화대는 SNS 웨이보를 통해 "92학번 동문 주링(Zhu Ling)이 전날(22일) 50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링이 오랫동안 병마와 싸웠고 그의 삶에는 항상 많은 동문과 학교의 관심이 있었다"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독극물 중독 사건은 29년 전인 1994년 베이징 칭화대에서 발생했다.


인사이트'독극물 중독 사건' 피해 여대생 주링 / 웨이보


당시 주링은 중국 최고의 명문으로 알려진 칭화대 화학과에 재학 중이었다. 21세였던 주링은 학업 성적은 물론 악기도 잘 다루는 등 촉망받는 인재였다.


그러나 주링은 1994년 12월 어느 날 갑자기 심한 복통을 호소했고 머리가 갑작스레 빠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지만 다시 급격하게 상태가 안 좋아지며 끝내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뒤늦게 독극물인 '탈륨'에 중독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링은 온 몸이 마비되고 양쪽 눈이 거의 실명 됐으며 정신 상태는 6세 아이 수준으로 변했다.


인사이트독극물 중독 이후 주링의 모습 / chinafile


당시 탈륨은 일상생활에서는 구하기 힘든 화학물질로, 누군가 고의로 중독시킨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졌다. 


칭화대 여대생 기숙사가 외부인 출입을 철저하게 금하고 있었던 것을 근거로 당시 주링의 룸메이트인 쑨웨이가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주위에서도 평소 쑨웨이가 다재다능하고 미모도 뛰어난 주링을 시기했다는 증언이 나오며 경찰은 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사는 한 차례만 이어졌으며 제대로 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쑨웨이는 무혐의로 풀려났다. 


인사이트독극물 중독 이후 주링의 모습 / Facebook 'HelpZhuling'


세간에서는 쑨웨이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당시 정계의 유력 인사여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돌았다.


주링은 그 뒤로 노부모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에는 뇌종양 등으로 건강이 악화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안은 이와 관련해 "사건이 접수됐을 때는 이미 사건 발생 6개월이 지난 뒤라 범인을 특정할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사건 발생 19년 만에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피해자의 사망으로 사건은 영원히 미궁 속에 남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탈륨은 원자번호 81번의 원소로 수은이나 납, 카드뮴보다 독성이 큰 원소로 알려져 있다.


탈륨 화합물들은 체내로 들어가게 되면 중독 증상을 일으키고 심각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중독 증상은 탈모이며 과거에는 살인 무기로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광학 재료, 심장질환 검사용 방사선 영상 촬영, 화학 촉매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