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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70대 여성의 남편이 아내와 나눈 마지막 대화를 전했다.
지난 22일 오후 1시 27분쯤 버스 기사 A씨가 몰던 30-1번 시내버스가 수원역 2층 12번 환승센터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70대 여성 1명이 숨졌다. 또 2명이 중상을, 1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에는 버스 기사 A씨도 포함돼 있다.
버스에 부딪혀 숨진 70대 여성은 구조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그는 피부 질환 때문에 병원에 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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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잃은 유족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JTBC에 따르면 고인의 남편은 "아내가 집을 나서면서 '추우니 솜 든 바지를 입어야겠다'고 했는데 마지막 대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입고 있던 흙 묻은 바지와 신발을 꼭 쥐고 있었다.
남편은 "상의도 없이 이것만 받아왔다"며 말을 더듬었고, 아들은 넋이 나간 채 울었다. 유족들은 "사고가 날 곳이 아닌데 왜 사고가 난지 모르겠다"며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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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인은 다음 주에 결혼 50주년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는다'라는 승객의 말에 버스 기사가 확인차 잠시 운전석에서 일어났다가 발생했다. 버스가 움직이자 당황한 기사는 실수로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을 밟으면서 사고를 초래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버스에 대한 정밀 조사를 하는 한편 약물 검사 등을 통해 운행 당시 A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다.
버스 회사 측은 사고 직후 모든 운전 기사들에게 '정차 중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라'고 긴급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