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모씨 / 뉴스1
약물에 취해 차량 롤스로이스를 몰다가 20대 여성을 치어 죽게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男' 신모(27)씨에게 징역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 사건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형을 구형했다.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신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0년에 처해달라"고 요구했다.
YouTube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검찰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허망하게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신씨는 약물로 정상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무고한 피해자를 처참히 들이받고는 운전석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신고도 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주변 사람에게 도움 요청조차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라고 강조했다.
경찰에 체포된 뒤 나타난 신씨의 태도도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YouTube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검찰은 "피고인은 현장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이 경찰에게 체포에 대해 항의하고 농담 섞인 전화를 걸었다"라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되자 그제야 '피해자 구호를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변명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구형에 '뇌사 상태에 빠진 피해자가 약 3개월 3주 만에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신 씨가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의 약물에 취해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점', '피해자가 차량 밑에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신 씨가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도주한 점', '신 씨가 피해자 구호를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면서 범행을 부인한 점',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뉴스1
이날 신씨는 피고인 신문에서 "당시 사고가 난 사실은 인지했으나 약물에 취해 있어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했다"라고 진술했다.
최후진술에서 신씨 변호인은 "(신씨는) 혐의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씨가) 휴식을 취한 뒤 운전대를 잡았어야 했는데 이를 간과해 순간적인 판단을 잘못한 것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합의를 시도하고 있고 어떤 방법으로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고통스러웠을 고인과 평생 고통스러울 유가족께 죄송하고 제 잘못을 평생 뉘우치고 사죄하며 살겠다"라고 짧게 말했다.
피해자 배모 씨 / MBC '뉴스데스크'
한편 신씨의 잔악한 범죄로 인해 생을 마감한 피해자의 유족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피해자 유족은 가해자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한 상태로 삶이 무너져 버렸다.
20일 동아일보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피해자 배모 씨의 오빠 배진환(31) 씨와의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다. 동생의 사망으로 오빠는 거리를 걸을 때마다 차량이 자신에게 돌진할 것 같은 공포감에 시달리고 있다.
금쪽같은 딸을 잃은 부모님 역시 매일을 눈물로 보내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서울에 취직했다는 말에 말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사고 당일 딸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큰 슬픔에 빠졌다.
사고 5분 전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 JTBC '뉴스룸'
딸의 마지막 목소리를 듣지 못한 어머니는 사고 이후 식사도 제대로 못해 체중이 10kg 가까이 빠졌다는 안타까운 근황도 전해졌다.